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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재호 경감 2019-01-25 11:34:02

  

낭만과 위협이 공존하는 바다해양의 안전과 주권을 수호하는 것이 해양경찰의 일


유재호 남해지방해양경찰청 경감

 

열정과 정직 그리고 배려 정신. 유재호 경감이 마음에 품은 세 가지 덕목이다. ‘배는 나의 집이다라고 말하는 그는 바다를 지키는 사명으로 가득 차 있다.


Q.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A. 남해지방해양경찰청에서 훈련 단장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해양 경찰은 해상에서 발생하는 응급 환자 후송 및 인명구조 업무, 해양오염사고 예방 처리, 대민서비스 · 봉사 등 대부분의 치안업무를 수행하며, 중국 등의 타국 선박(어선)들로부터 우리나라 해양주권을 수호합니다. 전국 주요항만을 중심으로 5개의 지방청과 19개의 해양경찰서로 나뉘어져 있습니다.

 

Q. 해양 경찰을 선택한 이유가 있나요?

A. 목포해양대학교 항해학과 38기를 졸업한 후 한라해운에서 약 3년을 승선하다 IMF를 거치며 승선을 마쳤습니다. 이후 고향인 전북 고창군에 내려가 부모님과 함께 농사일을 하던 중, 바다에 대한 향수에 이끌려 다시 목포로 내려갔습니다. 그곳에서 옛 추억을 회상하며 구직을 하던 중, ‘IMF 때는 공무원이 제일이다라는 주변의 조언에 따라 해기사와 연관된 공무직인 해양 경찰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Q. 일과가 궁금합니다.

A. 남해지방해양경찰청 관할 지역(부산 · 울산 · 창원 · 통영)의 훈련 단장으로서 경비 함정 승조원들을 대상으로 훈련과 교육을 집행합니다. 해상치안, 구조업무 서비스를 보다 완벽하게 제공하여 국민들이 바다를 안전하다고 여길 수 있도록 함정 승조원들과 대부분의 일과를 보내고 있지요. 소중한 생명을 구조하면 더할 나위 없이 보람을 느끼지만, 미션을 완벽히 수행하지 못했을 때는 아쉬움에 마음이 무겁습니다. 요즘은 신년 훈련 방향을 어떻게 잡을지에 대한 준비와 고민으로 시간을 보내고 있습니다.

 

Q. 바다를 향한 애정이 남달라 보이십니다.

A. 목포해양대학교에 입학할 당시만 해도, ‘국비 지원이라는 점이 진학의 가장 큰 이유였습니다. 하지만 대학 생활과 원양 실습, 2년간의 해군 생활을 거치며 우리의 삶이 바다와 밀접하게 관련되어있음을 알고 진정으로 바다를 동경하게 되었습니다. 대학 시절, ‘배는 나의 집이다라는 가사의 노래를 배운 적이 있는데, 아직도 이를 가슴 깊이 새기며 바다를 지킨다는 책임감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Q. 어떤 경로로 해양 경찰이 될 수 있나요?

A. 해경 입직 경로는 다양합니다. 해기사들은 해양 경찰 간부시험을 통해 경위(7)로 시작하거나, 저와 같이 경채를 통해 순경으로 들어오는 경우가 있습니다. 순경도 입직 경로가 경채(함정요원(해기사 · 의경 출신), 해경학과, 항공, 응급구조, 정보통신(전산), 외국어 등)와 공채(행정 등)로 분류되어 본인에게 유리한 쪽을 선택해 지원할 수 있습니다. 순경으로 시작하여도 노력 여하에 따라 시험이나 심사 승진 등의 다양한 방법으로 승진할 수 있는 제도가 마련되어 있습니다.

 

Q. 승선 경험이 업무에 큰 힘이 된다고요.

A. 해상 생활은 경험이 중요합니다. 그렇기에 해기사로서 승선했던 경험은 아주 큰 힘입니다. 이론만 배운 것과 몸소 겪고 터득한 것은 다를 수밖에 없지요. 문제 상황이 생겼을 때 더욱 수월히 접근하고 해결할 수 있습니다.

 

Q. 재미있는 일화가 있으시다고요.

A. 한일 월드컵이 열린 2002, 인천 해경에서 음주측정기 업무를 담당하고 있을 때였습니다. 해상에서도 육상처럼 안전사고를 대비해 음주측정을 하고 있는데, 그 기준은 육상과 동일한 혈중알콜농도 0.03%입니다. 또한 음주측정기는 정확성과 신뢰도 확보를 위해 꼭 6개월마다 검교정을 시행하도록 규정되어 있습니다. 어느 날은 검교정을 위해 출장을 가서 검사를 의뢰한 후 대기 시간이 길어 영화를 한 편 보았습니다. 그렇게 일과를 마치고 퇴근했는데, 며칠 후 아내가 직장을 그만두었는지 물어보는 것이었습니다. 검교정을 하던 날에 입은 옷 주머니에서 영화 티켓을 발견한 것이지요. 한창 근무할 시간에 영화를 보았으니 그리 생각한 겁니다. 이는 아직도 재미난 에피소드로 회자되고 있습니다. (웃음)

 

Q. 이 직종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을 꼽자면요.

A. 바다는 낭만의 공간입니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모든 것을 삼킬 정도로 무서운 존재이기도 합니다. 특히 바다에서 생업을 이어가는 어민들에게는 그러하며, 그들을 포함한 국민들의 불안한 마음을 따뜻하게 보살피고 구조하는 일이 우리의 몫입니다. 뿐만 아니라, 해양주권 수호를 위해 생명을 담보로 중국어선과 대치하는 등 보이지 않는 곳에서 많은 일을 하고 있습니다. 이는 해양 경찰이 아니면 절대 할 수 없는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이러한 사명감이 이 일을 지속하게 만드는 가장 큰 힘입니다.

 

Q. 이 분야에서 일하기 위해 필요한 마음가짐이나 자격이 있다면?

A. 해양 경찰이 국민의 생명을 지키고 해양주권 수호를 위해 존재하는 만큼, 최소한의 열정과 정직, 봉사 정신이 필요하겠습니다. 어려운 환경에 처해있는 국민을 위해 몸을 낮추고 배려하며 적극적으로 행동하는 자세도 중요합니다. 아울러 수상구조사 자격, 동력수상레저 면허증 등을 사전에 득하면 큰 도움이 되리라 생각합니다.

 

Q. 해양 경찰이 되기를 희망하는 해기사들에게 한 마디 해주세요.

A. 해양 경찰이 되기를 희망하는 해기사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하지만 모든 일이 그렇듯, 문은 간절히 두드리는 사람에게만 열립니다. 따라서, 목표를 정한 후에는 아무리 험난한 파도가 불어와도 우직하게 걸어가시길 바랍니다. 작년에 돌아가신 아버지는 언제나 제게 사람은 시기와 때가 있다는 말을 하시곤 했습니다. 삶의 시기마다 주어지는 과업을 달성하기 위해서는 자신과의 싸움에서 승리해야 합니다. 자신과의 싸움에서 이긴다면 그 도전은 반드시 결실을 맺을 것입니다. 성취와 행복은 결코 노력 없이 찾아오지 않습니다. , 그 성취감을 알고 난 후에는 계속해서 도전할 힘이 생길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