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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한민국 해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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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창협 소령 2020-07-14 09:21:36

 

“국가와 민족을 향한 충성심…해군장교로서의 사명 다해야”


정창협 소령을 움직이는 힘은 국가와 민족을 위해 옳은 일을 한다는 큰 사명감이다. 그는 해군장교로서 갖춰야할 주요 덕목으로 ‘국가와 민족에 대한 충성심’, ‘목숨을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군인으로서의 명예심’을 들었다. 

 

Q.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A. 저는 대한민국 해군특수전전단 작전참모실 계획과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해군특수전전단은 1955년 수중파괴대(UDT)로 창설되어 유사시 해상‧공중‧육지에서 작전 수행이 가능한 부대입니다. 해상 대테러, 폭발물 처리 작전 및 아덴만 여명작전으로 유명한 대한민국 최고의 전천후 특수부대인 UDT/SEAL과 헝가리 조난선박 구조작전 등으로 이름을 떨친 SSU 대원들로 구성된 부대로, 전‧평시 특수작전과 해난구조작전을 수행합니다. 저는 이곳의 작전참모실 계획과장으로서 특수전/구조전 관련 전시 작전 계획과 전력발전, 미 해군 특수부대와의 업무협조 등의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Q. 해양대 입학부터 지금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A. 내륙 도시인 전라북도 정읍에서 자라 제대로 바다를 본 것은 고등학교 수학여행 때가 전부였습니다. 바다에 대한 막연한 동경과 두려움이 공존하던 고등학교 재학시절, 우연히 목포해양대학교 홍보 책자를 보게 되었습니다. 당시 가정형편이 넉넉하지 않았기에 전원기숙사 생활에 4년 전액 장학금을 지급한다는 점과, 군 복무 특례와 졸업 후 상선에 항해사로 근무하며 세계를 누빌 수 있다는 측면이 큰 매력으로 다가왔습니다. 그렇게 목포해양대학교 항해학과에 입학한 후 ‘해군사관 후보생’ 모집 공고를 보게 되었고, 상선에 승선하여 국가경제에 기여하는 것보다 군함에 승선하여 조국의 해양수호와 세계평화에 기여하는 일이 보다 의미 있는 일일 것 같아 해군사관 후보생으로서 4년간 전액 장학금을 받고 해군 소위로 임관하였습니다. 해양대학교 재학 시절, 바다를 향한 애정과 항해에 대한 갈망으로 자진하여 13개월여 동안 상선의 실습항해사로 근무하기도 했습니다. 대학교 2학년 스물한 살 겨울에 승선하였는데, 실습을 마치고 대한민국에 복귀하니 4학년인 스물세 살이 되어있었습니다. 보통 6개월 정도의 실습항해사 생활을 하는 해양대학교 시스템을 고려하면 13개월 동안 승선했던 것은 아마도 최장 기록일 것입니다. 다소 고되고 힘들었지만 그때 경험했던 많은 것들이 지금의 저를 있게 했다고 생각합니다. 해군 소위로 임관하고 당시 대한민국 해군의 최신 구축함인 문무대왕함에 대잠보좌관으로 근무하였습니다. 너무도 훌륭하신 함장님과 선배장교들께 많은 것을 배웠으며 다국적 해군과 연합훈련 등에 참가하며 많은 경험을 쌓았습니다. 그러던 차에 우연히 진해에 있는 기지 내에서 강인하고 혹독하게 훈련하는 UDT/SEAL 대원들을 보게 되었고, 너무도 당당하고 살기 있는 그들의 눈빛에 매료되어 UDT/SEAL에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1주일 동안 잠을 한숨도 잘 수 없는 지옥주, 무인도에서 생존할 수 있는 최소의 식수만 지급되고 1주일 동안 살아남아야 하는 생식주 등 약 6개월의 해군 특수전 훈련기간을 수료하고 UDT/SEAL 요원이 되었습니다. 그 후 UDT/SEAL 요원이자 해군 함정병과 장교로서 을지문덕함, 고속정, 초계함 등 함정근무와 특수전전단 작전대장, 중대장으로 해외파병 등의 임무를 수행하며 현재에 이르게 되었습니다. 

 

Q. 일과가 궁금합니다. 

A. 해군 특수부대의 임무와 일과 등은 대부분 군사보안이라 자세히 설명해드릴 수는 없습니다. 하지만 군사 보안상 문제가 없는 범위 내에서 답변을 드리자면, 제가 근무하는 해군특수전전단은 대한민국 최고의 특수부대로서 연중 쉬는 날이 거의 없이 지속적인 전술토의와 훈련 등을 통해 적 도발에 대비한 대비태세를 갖추고 있습니다. 주요 훈련으로는 대테러‧저격수 사격과 내부진압 등 전술사격 훈련, 해중으로 은밀히 침투하여 적을 타격하는 해중침투 훈련, 적지에서 지도와 나침판을 가지고 목표를 정확히 찾아가는 독도법 훈련과 군용기에서 낙하산을 메고 은밀 침투하는 공중침투훈련 등 다양한 특전전술 훈련과 해양 재난 구조작전을 위한 항공구조훈련 및 심해침수 훈련을 연중 실시합니다. 또한 미 특수전/구조전 부대와 연합훈련은 물론 소말리아 해역에서 우리 선박보호 임무를 수행하는 청해부대 파병과 UAE군과의 연합훈련, 재외국민 보호 등을 위한 아크부대 파병임무 등 다양한 임무를 수행합니다. 

 

Q. 이 직종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을 꼽아주세요. 

A. 우리 해군은 나라가 어려울 때마다 앞장서서 임무를 완수한 자랑스러운 역사와 전통을 가지고 있습니다. 우리의 바다를 피로써 지켜왔으며, 국민을 위해서는최악의 상황에서도 망설임 없이 임무를 수행하여 국민의 사랑과 신뢰를 받아왔습니다. 특히 UDT/SEAL 요원들은 2011년 아덴만 여명작전 당시 목숨을 걸고 삶과 죽음이 교차했던 긴박한 순간에도 침착하게 성공적으로 임무를 완수하였습니다. 당시 아덴만 여명작전은 첫 해외 군사작전으로 우리 국민을 성공적으로 구출한 최초의 작전이었으며, 대한민국에 위해를 가하던 대가를 치른다는 점을 각인시켜 대한민국의 위상을 전세계에 보여준 작전이었습니다. 작전 후에도 성공을 내세우고 대가를 바라기보다는 당연한 소임을 다했다며 묵묵히 훈련과 과업에 열중하는 대원들을 보며 이렇게 훌륭한 동료들과 함께 근무할 수 있음에 큰 자부심을 갖고 있습니다. 최신 구축함 문무대왕함에 승조하고 하와이 군항에 입항하였을 때, 한국교민 중 한분께서 ‘대한민국이 이런 최첨단 함정을 보유하고 있다는 사실이 너무나 자랑스럽다’며 눈물을 보이신 적이 있습니다. 창군 초기 변변한 군함 한 척 없어 성금으로 군함을 구입하고
미 해군에서 퇴역한 함정을 양도받아 사용하던 우리 해군은 짧은 시간에 괄목할만한 발전을 이룩했습니다. 2020년 현재에도 대한민국 해군이 갖춘 전력과 기술력은 매우 우수한 수준이지만, 우리는 더 먼 미래를 바라보고 있습니다. 나날이 발전하는 대한민국 해군력을 실감하며 그 역사의 한순간에 대한민국 해군장교로서 국가와 민족을 위해 일할 수 있다는 사실에 매력을 느낍니다 

 

Q. 이 분야에서 일하기 위해 필요한 마음가짐이 있다면요. 

A. 가장 중요한 것은 국가와 민족에 대한 충성심과 사명감입니다. 대한민국 해군장교의 핏속에는 자신에게 엄격하고 타인에게는 관대하며 나라가 위태로울 때 헌신하는 신사도 정신이 면면히 흐르고 있습니다. 해군장교로 군생활을 하다보면 때로는 격무에 시달릴 수도 있고 장교로서 많은 희생을 해야 할 수도 있습니다. 또한 대한민국이 적으로부터 위협을 받거나 적이 도발하면 목숨을 걸고 싸워 이겨야 합니다. 군인으로서 전쟁이 일어나면 목숨을 걸고 싸워야 함을 당연하게 생각하고 상관에게 충성하는 충성심, 또 전쟁에서 싸우다 목숨을 잃거나 다칠지언정 두려워하지 않는 용기, 국가와 민족에 대해 진정으로 옳은 일을 했으며 해군장교로서 소임을 다했다는 명예심이 있어야 합니다. 물론 해군장교가 되기 위한 기본적인 소양과 영어 등의 지식도 갖추어야 하겠습니다. 다만 사명감 없이 해군장교를 그저 안정적이고 대우가 좋은 국가 공무원으로 생각하고 지원하는 후배들은 없었으면 합니다. 

 

Q.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 및 해기사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A.저는 저의 선택을 한 번도 후회한 적이 없습니다. 제가 자부하고 싶은 점은, 저는 긍정적인 사람이라는 것입니다. 이러한 기질을 바로 대한민국 해군이 만들어 주었으며, 위기가 닥쳤을 때 변명을 하고 회피하기 보다는 포기하지 않고 극복할 방법을 찾고 밝은 면을 보려 노력했습니다. 이는 지금껏 해군장교 생활을 하며 함께 근무했던 훌륭한 선배장교들과 부사관들로부터 자연스레 배운 것이며 이는 제 인생의 모토가 되었습니다. 지금까지의 제 짧은 삶을 돌아보면 몇 번의 기회가 있었습니다. 그때마다 저는 망설이지 않고 도전했고 그 기회를 잡았습니다. 하고 싶은 공부가 있었지만 어려운 가정형편을 생각해 해양대학교에 입학한 것이 그 첫 번째고, 대한민국의 해양수호를 위해 해군장교의 길을 선택한 것이 그 두 번째이며, 대한민국 최정예특수부대 UDT/SEAL을 선택한 것이 그 세번째입니다. 만약 저와 같은 길을 가고자 망설이고 있는 후배님들은 망설이지 말고 지금 바로 도전하시기 바랍니다. 이 세상에 하고 싶은 일을 하며 살아가는 사람은 드물다고 생각합니다. 자기 자신을 사랑하고 그보다도 자신이 지금 하고 있는 일에 애정을 갖고 열정으로 하다 보면 그 일이 결국 자신이 하고 싶은 일이 되는 것이라 확신합니다. 저 또한 그러하였습니다. 망설임 없이 도전하고, 자신을 사랑하며, 지금 이 순간에 최선을 다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