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기사의 직역소개

해기사

2차메뉴

대광텍·명성대광텍 류승호 대표

조회 65

류승호 2024-11-15 13:42:10

 

파도치는 바다를 건너와 흔들리지 않는 기업을 세우기까지
대광텍·명성대광텍 류승호 대표


매시 매초 흔들리는 해상에서 고된 생활을 보냈다고 토로한 대광텍·명성대광텍의 류승호 대표는 흔들리지 않는 육상에서라면 무슨 일이든 할 수 있을 것으로 생각했다. 사실은 그가 배 위에서 배운 전문기술과 갈고닦은 정신이야말로 그의 삶과 사업이 어느 곳에 항해하든 흔들리지 않도록 잡아준 닻일 것이다.


현재하는 활동을 기반으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립니다
대광텍/명성대광텍 대표 류승호입니다. 국립한국해양대학교 기관학과를 1985년(37기)에 졸업한 후 4년 조금 넘게 승선하여 해상근무를 했고, 이후 해운회사 및 HD현대중공업㈜에서 약 25년간 직장생활하며 선박엔진에 대한 경험과 인적 네트워크를 쌓았습니다. 그 시간의 결실로 창업의 기회를 얻어 2016년 HD현대중공업㈜의 협력사인 엔진제작 회사 대광텍을 만들고, 3년 후 운항선박 엔진 수리업 진출을 위해 명성대광텍을 설립 및 운영 중입니다.


현재 운영하는 회사인 대광텍과 명성대광텍을 소개해주시면 감사합니다
대광텍과 명성대광텍은 각각 엔진 제작회사와 선박용 엔진 AS 수리회사입니다. 엔진 제작회사 대광텍은 전남 삼호 대불공단 내 HD현대엔진(유)의 사내 협력사로 등록되어 있습니다. 현재 84명의 직원이 일하는 이곳은 HD현대중공업㈜에서 국산으로 개발한 친환경 ‘힘센엔진’을 생산하여 삼호·삼성·한화중공업 및 해외 발전소에 발전기용 엔진으로 납품하고 있습니다. 빠르게 변하고 있는 친환경 선박 엔진 시장 속에서 해외에 생산지를 두고 있는 타 기종 엔진들보다 성능과 품질이 우수한 국산 명품엔진을 만드는 생산 현장의 일선에 서 있다 보시면 되겠습니다. 대광텍은 창조적인 사고를 중시하고, 아이디어를 수용하는 기업문화를 창출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또한 직원 상호 소통, 신뢰, 화합이 활성화된 작업장 문화를 조성하여 무재해 사업장을 영위하고, 양질의 품질을 갖춘 35DF엔진을 생산하고자 앞장서는 중입니다.
선박용 엔진 수리회사 명성대광텍은 HD현대마린솔루테크㈜의 전문 수리업체로 등록되어있습니다. HD현대중공업㈜에서 제작 후 운항 중인 선박 및 일반 선사 선박엔진 AS 수리회사로 운영하고 있습니다. 더불어 향후 국산 엔진인 힘센엔진 전문 수리업체로 거듭나고자 노력을 기울이고 있습니다.


대광텍/명성대광텍 대표로 자리 잡기까지의 과정을 알고 싶습니다
선천적으로 뱃멀미가 심하여 악천후 항해 때는 비닐봉지를 옆구리에 차고 당직에 임할 정도로 고생했습니다. 흔들리지 않는 공간, 즉 육지가 나의 인생을 만들어 가야 할 곳이라면 그 어떠한 일이라도 해낼 수 있겠다는 도전 정신을 흔들리는 바다로부터 배웠습니다. 4년하고 3개월에 이르는 승선 생활을 마친 후 육지에서 시작한 생활에 해상생활의 경험은 저를 성장시키는 큰 바탕이 되었습니다. 대학에서 엔진을 전공하고 선박에서 1기사의 경력을 소유했기에 HD현대중공업㈜ 엔진사업부로 발령받을 당시에는 엔진에 대한 전문가로서의 자신감이 높았습니다. 하지만 막상 엔진 제작 현장에 뛰어들고 보니 체계적인 기본설계와 엔진생산 등 이론으로 무장된 동료들의 실력이 저를 훨씬 앞서나간다는 사실을 깨달았습니다. 그때 바다에서의 역경을 거치며 느낀, ‘흔들리지 않는 육상에서는 무엇이든 할 수 있을 것이다’라는 도전 정신이 가슴에 잠들어 있다 깨어났습니다. 그 후 대형엔진(Two Stroke) 생산과 설계, 힘센엔진(Four Stroke) 설계 및 생산을 직접 다루며 엔진제작 기술과 운항선에서의 문제점 해결을 위한 Trouble shooting 기술 등 전문가로서의 역량이 될 기술을 차근차근 제 것으로 쌓아나갔습니다. 아울러 실력 있는 동료들과는 인적 네트워크를 다듬으며 미래를 대비했습니다.
미래에 대한 목표를 세우고 나아가다 보니 매사의 행동이 긍정적으로 바뀌었고, 새롭게 접하는 일들도 부담스럽기보다 즐거웠습니다. 이런 시간 속에서 제게도 뜻을 펼칠 수 있는 엔진제조회사 창업의 기회를 잡았습니다.


사업을 영위하면서 힘들던 순간과 보람을 느낀 순간이 있을까요
때론 시련도 있었습니다. 하지만 넓은 망망대해의 광활함 속에서 배운 포용력과 대범함이 인생의 삶에서 종종 부딪히는 난제를 헤쳐 나갈 등대 역할을 해준 것 같습니다.
상선을 움직이는 해기사는 선박이 가야 할 목표가 정해지면 거친 풍랑과 큰 파도를 마주하더라도 두려움을 뒤로한 채 주어진 목표 지점을 향해 나아가야 합니다. 가다 보면 많은 시련이 있지만 결국에는 원하는 목표에 도달할 수 있습니다. 우리의 삶도 이 바다 가운데의 항해와 마찬가지여서, 긍정적인 사고와 자기만의 명확한 목표가 있다면 못 할 것 없다는 교훈을 해기사 시절의 직무에서 배울 수 있었습니다.
사업을 영위하면서 바닷속 암초와 같은 난관에 부딪힐 때가 물론 있습니다. 그때 당장의 고난에 매몰되기보다 쓰러진 나무 너머 숲을 넓게 보는 안목으로 나아가다 보면 행운은 내 편이 되어주었습니다.
보람된 일이라면 회사 직원들의 멘토가 되어 엔진 제작 전문가로서의 기술을 전수하며 후반기 삶을 영위해 나가고 있는 일을 들 수 있겠습니다. 학창 시절 한국해양대학에서 배운 실무와 이론 및 일자리를 청·중년 세대에 전수하는 일은 더없는 보람으로 다가옵니다.


한국 해기전승의 위기가 거론되고 있습니다. 해상과 함께하신 분으로서 이 상황을 어떻게 헤쳐 나가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해기사라는 직업 특성상 가정과 일상으로부터 멀리 떨어지는 가족과의 분리, 사회성 미흡, 육상근로자 임금 상승에 비하여 해상근로자의 긴 근무시간 대비 임금의 상대적 감소, 승선 후 선내 통신 제한이나 복지 및 해상의 취약한 근무 환경 등이 해상생활을 선호하지 않는 이유가 될 수 있다고 봅니다. 이를 해결하기 위해서는 가정과 일상으로부터 떨어져 있는 시간을 최소화해야 합니다. 승선 기간은 줄이고 휴가 기간은 늘려 해기사의 외로움을 줄이고 사회적 격리로부터 해소해야겠습니다. 또 현 업계에서 일하며 살펴보니 육상조선업계는 인력 부족 현상을 해결하기 위해 여러 고용장려금 지원 제도로 부족한 임금을 보상해 줍니다. 이처럼 해기사 양성 및 유지 정책에도 양성 기금 등의 지원 제도를 도입하는 것을 권합니다. 국가로부터 자금을 지원받아 해상근로자 임금 보상 제도를 도입하여 실 임금의 파격적인 상승효과를 만들어야 합니다. 이 외에도 해상생활의 취약한 근무 환경을 보완하기 위한 후생 복지 개선 및 가족 동승 제도 등 사회적 격리에도 도움 되는 정책이 많이 만들어졌으면 합니다.


향후 회사의 비전 및 계획을 묻고 싶습니다
현재 운영 중인 대광텍(힘센엔진 제작)과 명성대광텍(운항선 엔진 수리 AS)의 상호 시너지 효과를 창출하는 것이 첫 번째 목표입니다. 아울러 두 기업의 장기적인 사업 체계를 활성화하고자 각 조선소에 공급하는 힘센엔진의 Commissioning 및 Sea trial을 당사의 미래 사업화를 위한 연계 추진 사업으로 확장할 계획입니다. 결과적으로는 진정성과 대의적 사고를 품은 지도자로서 미래에 대한 비전을 제시할 수 있는 기업을 만들겠습니다. 이를 통해 많은 해기사에게 육상근무라는 직업 선택의 길을 열어줄 수 있다면 더없이 좋겠습니다.


끝으로 후배 해기사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씀 부탁드립니다
그곳이 바다 위든 땅 위든 상관없습니다. 우선 본인이 하는 전문기술 분야에서 최고가 되겠다는 목표를 세우십시오. 목표가 있어야 계획을 세울 수 있습니다. 길은 처음에는 어둠에 짙게 깔린 밤과 같이 깜깜하지만, 시간이 지날수록 새벽녘에 사물이 보이듯 길이 조금씩 나타납니다. “경력”이란 글자를 뒤집으면 “역경”이 되는데요, 역경을 많이 거칠수록 튼튼한 경력이 만들어집니다. 가다가 쓰러지고 넘어질 수도 있습니다만 포기하지 마십시오. 쓰러지고 넘어지는 과정도 오랜 세월을 거치다 보면 본인을 더욱 강하고 세상을 헤쳐 나가는 자신감의 밑거름이 될 것입니다.
그다음 ‘수도거성(水到㣄成)’을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물이 흐르면 자연히 도랑이 생긴다는 사자성어로 시기가 무르익고 조건이 갖춰지면 애쓰지 않아도 저절로 이루어진다는 의미입니다. 원하는 위치에 가고자 할 때 최고가 될 수 있도록 사전에 준비되어 있어야 합니다.
끝으로 사람과의 관계입니다, 육지에 비해 선상은 매우 좁고 관계를 맺을 사람도 소수에 불과합니다. 작은 공간이지만 먼저 함께 동고동락하는 주변 사람들과 좋은 관계(소통과 신뢰)를 유지하십시오.
정리하자면 먼저 자기가 하고 싶은 영역에서 전문가가 되어야 하고, 다음으로 그 영역 속에 있는 사람들과 좋은 인연을 만들어 가야 합니다. 성공은 사람과의 좋은 관계에서만 만들어질 수 있다고 봅니다. 좋은 관계를 만들려면 자기희생이 필요합니다. 다시 말해 상대 관점에서 관계를 맺고 싶은 사람이 되게끔 자기관리가 필요합니다. 헤르만 헤세의 명언을 남기며 말을 마칩니다.
“인연의 싹은 하늘이 준비하지만, 이 싹을 잘 지켜 튼튼하게 뿌리 내리게 하는 것은 순전히 자기의 몫이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