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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포코엔지니어링 김귀동 회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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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귀동 2025-08-22 11:06:58

 

고래의 심장을 고쳐 바다 위 청춘에게 심을 수 있다면
㈜포코엔지니어링 김귀동 회장


잔잔한 바다에 기대어 잠이 들 때
파도는 더욱 이를 갈며 솟아오른다
성난 파도 위를 유유히 헤엄치는 대왕고래를 보라
젊음을 그물 속에 가두지 말고
망망대해로 나가 파도를 타라

― 『고래 심장을 수선하는 남자』(김귀동 저, 2023) 中


Q. 현재 하시는 활동을 기반으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저는 선박수리조선 전문기업인 ㈜포코엔지니어링의 회장직을 맡고 있습니다. 현재는 회사의 중장기 비전과 기술개발 방향을 제시하는 역할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포코엔지니어링의 업무 외에도 중소기업중앙회 이사, 부산상공회의소 의원, 한국선박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으로서 여러 사회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현장 중심의 기술력과 신뢰를 바탕으로, 회사 밖 해양 산업에서의 지속가능한 성장을 이끄는 데에도 일조하고자 노력하는 중입니다.


Q. ㈜포코엔지니어링의 회장으로 자리 잡으시기까지의 성장 과정이 궁금합니다.
국립목포해양대학교에서 25기 기관학을 전공하며 바다에 대한 꿈을 키웠습니다. 졸업 후에는 상선 기관사로 10년을 쌓았고, 그 후 어선 회사에서 10년간 직장생활을 이어 나갔습니다. 그리고서 제 사업을 한 지 25년이 되었습니다. 어언 45년이 됐네요.
수년간 승선하며 그 시간 꾸준히 실무 경험을 쌓았습니다. 이후 육상 분야로 전환한 계기는 “내 기술이 육상에서도 통할 수 있다”는 믿음이었습니다. 창업 초기는 한 마디로 도전의 연속이었습니다. 사무실 한 칸에서 도전장을 내밀던 작은 사업장이 지금의 ㈜포코엔지니어링으로 성장했습니다. 현장과 고객의 신뢰만이 그동안의 저를 지탱해주었다고 생각합니다. 해기사 출신이라는 자부심 또한 여전히 제 일의 중심에 있습니다.


Q. ㈜포코엔지니어링에 대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그리고 지금 회장님께서 맡으신 일에 대해서도 안내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포코엔지니어링은 2002년에 설립되어 선박수리, 유압 장비 정비, 시험 장비 개발 등 선박 유지보수 전반에 걸친 서비스를 제공해왔습니다. 사람의 건강검진과 마찬가지로, 선박도 ‘수리’를 매년 받지 않으면 선박 보험에 가입할 수 없어 선박 운항이 불가합니다. 그리고 이 선박수리는 매우 정교하고 복잡한 작업입니다. 기존 선박을 개조하거나 보수, 정비하는 일에는 여러 기술 인력이 동시다발적으로 동원되며, 이들은 짜임새 있게 전 과정을 조율합니다. 오케스트라와 비슷하다고 보시면 되겠습니다. 그러다 보니 선박수리업은 여러 산업 분야와 밀접하게 연결되어 있으며 고부가가치를 창출하는 종합산업이 됩니다.
회사의 미션은 ‘고장 없는 바다를 위한 책임 있는 수리’이며 비전은 ‘동북아 최고의 선박수리 솔루션 파트너’입니다. 주요 고객으로는 글로벌 선사와 러시아, 미국, 일본, 국내 국적선사들이 있으며, 연간 수리 선박 수는 약 200척 이상에 달합니다. 기업가로서의 활동을 인정받아 지난 2021년 무역의 날에는 천만 불 수출의 탑을 수상하였으며 2023년도에는 한국해양산업협회와 부산일보로부터 대한민국해양대상도 수상하였습니다.
회장으로서 저는 기술투자 방향 설정, 청년 인재 육성, 그리고 국내 선박수리산업의 체계화를 위한 대외 활동에 힘쓰고 있습니다. 또한 기업부설연구소 설립을 통해 기술 기반의 혁신을 가속화하고 있습니다.


Q. 국립목포해양대학교 기관학과에서의 修學, 승선 경험이 육상에서의 활동에 어떻게 도움이 되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책상 앞에서 배운 대로 되지 않는 것이 바다입니다. 그 예측 불가능한 상황에서도 냉철하게 판단하고, 정확하게 대응해야 합니다. 그래서 승선 경험은 저로 하여금 위기관리능력을 기르도록 했고, 이는 곧 경영과 기술 판단에도 큰 자산이 되었습니다. 학교에서의 학문적 기초와 현장에서의 실전 경험은 오늘의 ‘기술 경영’ 기반을 마련해주었습니다.


Q. 남들보다 많은 업무를 거치며 맡으신 일에서 느낀 고난과 보람도 남다를 듯합니다. 기억에 남는 에피소드가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초창기 러시아 화물선을 수리하던 중, 현지 선주가 예정 금액보다 더 많은 수리비를 지불하며 “당신은 믿을 수 있다”고 말한 일이 아직도 기억에 남습니다. 낡은 설비, 언어장벽, 자금난 속에서도 기술과 신뢰로 정면 돌파한 그 시간이 오늘날 번듯하게 선 회사의 DNA가 되었다고 생각합니다. 시간을 좀 더 돌려 승선 시절에는 태풍 속 발전기 교체 작업을 선상에서 진행했던 기억도 생생합니다. 그때 체득한 절박함과 판단력은 지금도 위기 속 결정을 내리는 데 큰 기준이 됩니다.


Q. 근래 한국 해기전승의 위기가 계속 거론되고 있습니다. 선박수리업 종사자로서 해기전승의 위기를 어떻게 보완해야 한다고 생각하시나요?
해기 기술은 단순한 기능을 넘어서 ‘지속 가능한 바다 산업’의 근간입니다. 하지만 현재는 젊은 세대의 이탈과 해기 교육의 단절이 큰 문제로 대두됐습니다. 해기사의 사회적 위상을 회복하고, 육·해상 경력을 연계할 수 있는 국가적 차원의 지원이 필요합니다. 업계 차원에서는 해기사 출신들이 육상 산업에서도 활약할 수 있다는 ‘확장된 커리어 모델’을 보여주는 과정이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최근에 초록우산재단에서 주관한 ‘바다이음 탐험대’라는 프로그램에 참여했습니다. 전국에서 지원한 청소년 80여 명을 대상으로 ‘해양 리더와의 만남’이라는 강연을 진행했고, 청소년들에게 바다에 관한 관심을 독려하는 시간도 가졌습니다. 인상 깊은 시간이었는데, 어려서부터 무한한 가능성을 가진 바다에 진출할 의지를 키워주는 방향을 모색하는 것도 좋다고 생각합니다.


Q. 해기전승 외 현재 우리나라 해사 사회에서 중요하게 다루어야 할 숙제는 무엇이라고 생각하시나요?
지속 가능한 친환경 기술 도입과 국내 중소 조선산업의 고도화입니다. 글로벌 해운업계는 이미 저탄소·디지털화로 전환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해사 사회도 정비업, 기자재업, 선박관리업 등이 유기적으로 협력하여 이러한 흐름에 발맞춰야 합니다. 그리고 이를 위해서는 기술 표준화와 공동 대응 플랫폼이 필요하다고 봅니다.


Q. 2023년에 『고래 심장을 수선하는 남자』라는 에세이를 출간하셨습니다. 회장님의 일대기와 업적, 가치관을 정리한 저서인데요. 많은 챕터 중 단 하나의 메시지만 핵심으로 전달한다면 어떤 부분을 고르고 싶으신가요?
『고래 심장을 수선하는 남자』는 해양과 수산 분야에서 많은 경험을 거친 한 해양인의 이야기입니다. 상선을 타고 세계의 바다를 누볐고, 다음은 수산회사에 들어가서 바다식량 산업에 대해서 배웠으며, 다음은 대기업이라는 좋은 회사를 나와서 수없이 실패를 거듭하면서 현대를 살아가는 해양인의 이야기입니다. 그렇게 오늘을 살아가는 젊은이들, 직장인들에게 꿈과 도전을 선물하는 내용을 담아 저서를 냈습니다.
책을 통해 한 문장만을 이야기할 수 있다면 ‘기술보다 먼저 신뢰를 수리하라’고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기술은 개선될 수 있지만, 신뢰는 무너지면 회복이 어렵습니다. 수리조선업은 결국 사람 간의 약속과 믿음 위에서 이루어지는 일입니다. 이 철학이 제가 지금까지 일해 온 가장 중요한 가치입니다. 후배들에게도 이 정신만큼은 전해지길 바랍니다.


Q. 후배 직원들과의 어떻게 거리를 좁히며 함께 일하시는지 여쭙고 싶습니다. 아울러 후배 기업가들을 향한 인력 운영 노하우의 조언도 여쭙고자 합니다
‘함께 땀 흘리는 것’이 가장 빠른 거리 좁히기 방법입니다. 저는 현장 점검 시 후배 직원들과 함께 작업복을 입고 점검 일정을 같이 진행합니다. 즉 실무와 결정권이 단절되지 않도록 잇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요즘 젊은 직원들은 ‘존중받는 환경’에서 더 큰 역량을 발휘합니다. 간섭하기보다는 방향을 제시하고, 결과를 재차 묻기보다는 과정을 함께 봐주는 리더십이 필요합니다.


Q. 후배 해기사들에게 조언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바다는 만만하지 않습니다. 하지만 뱃머리를 돌려서는 안 됩니다. 바다는 우리에게 가장 많은 기회를 주는 공간입니다. 해기사는 세계 어디서든 통할 수 있는 보편적인 기술자입니다. 그러니 현장을 두려워하지 마십시오. 그리고 실력은 결국 ‘기본’을 반복하고 익힐 때 생깁니다. 바다에 대한 경외심을 갖되, 도전하는 자세를 잃지 않기를 바랍니다.


Q. 향후 회장님의 비전 및 계획이 궁금합니다.
우선 ㈜포코엔지니어링의 회장으로서는 ‘기술 기반 중소선박수리기업의 세계 진출 모델’을 제시하고 싶습니다. 한국선박수리공업협동조합 이사장으로서는 한국 선박수리업계의 공동 기술개발과 해외마케팅 역량을 강화해 산업의 체질을 바꾸고자 합니다. 마지막으로 에세이 작가로서는, 살아온 삶을 통해 다음 세대에 용기와 통찰을 전할 수 있다면 더 바랄 것이 없겠습니다. 결국 저의 모든 활동은 ‘지식과 경험의 전승’이라는 하나의 목표로 이어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