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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형철 전무이사/사업본부장 2018-10-11 16:37:40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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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열정을 품고 꾸준히 임하면 기회는 얼마든지 펼쳐질 것”

한국선급 이형철 전무이사/사업본부장

세계지도를 보며 꿈을 키우던 소년은 선박에 안전을 기하는 검사원이 되었고, 이제는 회사의 미래를 내다보는 경영진이 되었다. 
‘Boys, be ambitious!(열정을 가져라)’라는 말을 전하고 싶다는 그는, 후배 해기사들의 내일을 생각하는 선배 해기사로의 대의를 그리고 있다.
 
Q.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A. 한국선급(KR)의 사업본부를 맡아 국내외 비즈니스 활동을 총괄 지휘하고 있습니다. 한편 금년 7월 1일부터는 국제선급연합회(IACS) 최종 의결기구인 Council의 한국선급 대표로 활동할 예정입니다. 
 
Q. 한국선급(KR)은 어떤 일을 하는 곳인가요?
A. 1960년에 설립된 한국선급은 현재 등록선박이 약 3,000여척, 총톤수로는 약 7,000만 톤의 등록선대를 보유한 세계 7위 수준의 국제선급연합회(IACS)의 정회원 선급입니다. 선급이란, 선박이 정해진 규칙 및 국제협약에 적합한지를 검사하고 증서발급업무를 수행하는 단체입니다. 선급이 발행한 증서가 선사에서 선박에 대한 보험을 들 때 반드시 필요한 자료로 활용되고 있지요. 한국선급(KR)은 대한민국 정부를 비롯한 78개 주요 해운국가의 정부검사업무를 대행하고 있습니다. 
 
Q. 승선 후 다양한 진로가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이 분야를 택하게 된 특별한 이유가  있을까요?
A. 바닷가 출신인 저는 어릴 적부터 세계지도를 보며 자라왔습니다. 그러면서 자연히 ‘대한민국은 너무 좁은 나라다. 세계를 무대로 활동하고 싶다.’는 생각을 하게 됐지요. 때문에 해기사가 되었고 6년의 승선생활을 하며 선급단체가 선박의 안전과 국제해사업계의 중요한 기술적 조언자로서 활약하는 모습을 보았고 국내에서는 한국선급이 저의 꿈을 이루기에 가장 적합한 단체라고 생각되어 지원하게 된 것입니다. 참고로 당시에는 외국 선급단체들이 훨씬 앞선 상태라 대우도 좋았고 취업 기회도 있었지만, 대학을 국비로 공부했기에 국가에 보답하고픈 마음에 이곳에 입사하게 되었습니다.   
 
Q. 지금 자리에 있기까지 어떤 과정이 있었나요? 
A. 처음 입사 후, 한국정부와 연관된 업무를 담당하면서 정부를 도와 SOLAS, MARPOL 등 국제협약 규정을 국내법에 수용하는 작업을 하였습니다. 이후 울산지부에서 약 4년간 신조선박 건조과정과 수리선박 검사에 대한 현장 검사경력을 쌓았습니다. 1995년부터 6년 동안은 국내법령 및 국제협약 업무를 담당하는 팀장을 하며 한국정부 대표단의 일원으로 IMO 활동을 하였습니다. 이후 2001년부터 2005년까지 4년간은 런던지부장으로 재직하며 국제해사업계의 리더들과의 네트워킹을 구축하였습니다. 이때 강화한 네트워크는 지금까지도 저와 한국선급의 든든한 우군이 되고 있습니다. 2005년 런던에서 귀국 후에는 영업팀장으로 우리 선급의 등록선 증대를 위하여 국내외 선사 및 조선소를 대상으로 입급 유치 활동을 하였으며 거제 및 서울지부장으로 현장경영을 경험한 후, 2015년 1월 1일부터 사업본부장/전무이사로 발탁되어 오늘에 이르렀습니다. 

Q. 기억에 남는 성과를 하나 꼽는다면요?
A. 1999년의 Erika호 사고, 2002년의 Prestige호 사고로 Shell사 등의 오일메이져들이 한국선급을 제외한 6개 선급만을 인정하는 사태가 발생한 적이 있었습니다. 이는 한국선급은 물론 한국선사들에게도 큰 타격이었습니다. 당시 런던지부장이었던 저는 동양의 작은 선급이라 무시하는 오일메이져사들을 대상으로 사즉생의 각오로 대응하였고, 결국 2005년 1월초 Shell사로부터 한국선급을 승인한다는 문서를 받게 되었습니다. 그 성과를 떠올리면 아직도 가슴이 설렙니다.  
   두 번째는 순수 해외선사에 대한 영업성과입니다. 사실 제가 영업부서에 배치될 당시에는 한국선급의 순수한 해외선사 등록선이 전무한 상태였었습니다. 하지만 지금은 우리 등록선의 약 30% 정도가 독일의 버나드슐테사, 미국의 다이아몬드쉬핑, 노르웨이의 송가사 등 순수 해외선사입니다. 당연히 많은 선배님들의 노력이 있었기에 가능한 일이었으나, 저 또한 한국선급 등록선대의 세계화를 이룬 주역의 한사람으로서 제 자신에게 칭찬을 해주고 싶습니다.  
 
Q. 일과가 궁금합니다.
A. 현재 국내에는 외국선급들이 진출해 국내선사 및 조선소들을 대상으로 등록선박을 확대하기 위한 노력을 펼치고 있습니다. 특히 2017년 1월부터 한국정부대행검사권이 프랑스 선급에 개방된 이후에는 선급간의 서비스 경쟁이 더욱 치열해졌습니다. 따라서 기존고객은 놓치지 않고 새로운 고객을 창출하기 위하여 끊임없이 고객을 만나면서 우리를 홍보하고 고객의 불만을 청취하여 더 나은 서비스를 제공하려고 노력하고 있습니다. 
   따라서 우리 내부에서 현안문제를 점검하는 회의를 거듭하며 정기적으로 국내외 고객과의 미팅을 위하여 출장을 가기도 합니다. 극동지역에 있는 우리가 유럽이나 미주지역에 출장을 가는 일이 쉽지 않기에 최대한 많은 일정을 소화하려고 노력합니다. 일정이 빠듯할 때가 많지만 즐긴다는 마음으로 다니고 있습니다. 

Q. 이 직종에서만 느낄 수 있는 매력을 꼽아주세요.
A. 한국선급 검사원은 선박안전에 기여하는 고도의 기술직군입니다. 단순히 국내에서 인정받는 것에 그치지 않고 국제해사업계에서도 최고의 기술집단으로 인정받고 있으며, 무엇보다 중요한 것은 각종 현안에 대해 한국 해사산업계의 의견을 대변할 수 있다는 점입니다. 

Q. 이 분야에서 일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나 마음가짐은 어떤 것들이 있을까요?
A. 필요조건은 훌륭한 해기사라면 충분하다고 봅니다. 다만, 마음가짐에 있어서 높은 윤리의식과 책임감이 필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검사원의 업무 특성상 규정을 집행하여야 하는 집행자로서의 역할도 있지만 선박의 운항일정상 야간 및 휴일에도 검사업무를 수행해야 하는 때가 많기 때문에 서비스 정신이 없으면 고객의 불만을 야기할 수 있습니다. 

Q. 직종의 전망은 어떤가요?
A. 아주 밝습니다. 세계 경제성장에 따른 해상물동량증가와 선복량의 증가는 선급단체들에게도 성장의 동력이 될 것입니다. 장기적인 측면에서는, 선급단체의 업무영역이 풍력 등의 신재생에너지, ISO 인증 및 컨설팅 등 다양화되고 있어 그 성장 가능성이 높습니다. 다만 선급간의 등록선 유치를 위한 과당 경쟁은 도전이 될 것으로 보입니다. 
 
Q. 이 분야에서 일하기를 희망하는 해기사들에게 한마디 부탁드립니다.
A. 바다가 있는 이상 해운업은 지속될 것이고, 해·육상에서 승선경험을 필요로 하는 직종은 많이 있습니다. 특히 선진국일수록 해상 생활을 기피하는 경향이 있기 때문에 해상경험이 있는 우수한 인재들이 취업할 곳은 많습니다. 예를 들면 세계적인 해운 국가인 그리스 선주의 경우, 자녀들에게 가업을 물려주려 할 때 일정기간 승선경험을 시킵니다. 그러니 해기사라는 특수성을 자격을 가벼이 여기지 않았으면 합니다. 힘들더라도 최소 1항기사까지는 경험을 쌓은 후 다른 분야로 진출하시기를 진심으로 당부드립니다. 더불어, 해사업계의 공용어는 한국어가 아닌 영어임을 잊지 마시고 영어 공부에 매진하시기 바랍니다. 

Boys, be ambitious! 
늘 마음속에 열정을 품고 기회를 향해 끊임없이 준비하십시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