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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경민 선박검사관 2019-05-17 15:24:13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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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부 검사관은 정책과 현장을 연결하는 매개자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한다는 책임감 느껴”

조경민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선박검사관

“이론과 실무를 겸한 해양안전환경 전문가가 되기 위해 여전히 노력하는 중입니다.” 
 부산지방해양수산청 조경민 검사관에게는 경험으로 얻은 굳은 심지가 있다. 그의 모든 문장에는 꾸준하고 담대하게 걸어온 삶의 자취가 느껴진다.


Q. 어떤 일을 하고 계시나요?
A. 저는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의 검사관으로서 현재는 선박보안업무를 총괄하고 있습니 다. 선박검사관은 외국적 선박에 대한 항만국통제(Port State Control)와 국적선에 대한 기국통제(Flag State Control), 선박보안(ISPS) 및 선박안전관리체제(ISM) 인 증 심사 등을 포함한 선박 안전운항에 요구되는 국내외 규정의 이행과 관련한 업무를 수행합니다. 

Q. 해양대 입학에서부터 오늘에 이르기까지의 이야기가 궁금합니다. 
A. 고등학생 시절, 우연히 한국해양대학교 홍보자료를 접하게 되었습니다. 내륙도시인 경남 진주에서 학창시절을 보낸 탓인지 바다 위에 떠있는 학교의 모습은 그저 새롭고 멋져 보였습니다. 막연했던 그때의 기대와 설렘이 바다와의 첫 인연을 맺게 해준 셈 이지요. 그렇게 한국해양대학교 해사수송과학부에서 학업을 마쳤고, 졸업 후 현대상 선 항해사로 입사하여 컨테이너, PCTC 등 대형화물선에서 근무하고 현대상선의 첫 크루즈선인 ‘현대금강호’ 인수 멤버로서 다양한 국적의 승조원들과 함께 임했습니다. 하지만 회사에서 대북사업을 정리하면서 뜻하지 않게 하선했고, 희망했던 장기 승선 근무는 이루지 못했습니다. 이후, 해사분야 전문가가 되기 위해 한국해양대학교 마린 시뮬레이션 센터 연구원으로 근무하면서 석사학위를 취득하였고, 해양수산부에 임용 되어 검사관 업무를 수행하면서 현장을 기반으로 해사안전분야 연구를 병행하는 노 력 끝에 박사학위를 수여받게 되었습니다. 올해로 해양수산부에서 15년 차를 맞았지 만, 이론과 실무를 겸비한 전문가가 되기 위해 여전히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선박검사관은 어떤 업무를 하는지 궁금합니다.
A. 앞서 말씀드린 바와 같이 선박검사관 업무는 외국적선에 대한 항만국통제(PSC)와 국적선박에 대한 안전 관련 업무가 대표적입니다. 항만국통제는 궁극적으로 우리나 라 연안에서 발생하는 사고를 줄인다는 목표를 가진 공적 규제 행위이다 보니, 선박 에 근무하시는 분들의 입장에서는 다소 부담이 될 것으로 생각됩니다. 하지만 이는 외국적 선박에서 야기될 수 있는 문제로부터 우리 항만의 안전과 환경을 보호하기 위한 조치이며 아울러 다른 국가들의 부당한 항만국통제에 대한 대항능력을 가진 필수적 행정이기도 합니다. 그 외에도 우리 국적선에 대한 기국통제(Flag State Control), 선박보안(ISPS) 및 선박안전관리체제(ISM) 인증 심사, 해상교통안전관 리 대책 시행, 선박총톤수 측정, 선박구조변경 허가 등 선박 및 해상교통안전 관련 제반 업무를 수행합니다. ‘해양수도’ 부산에 위치한 부산지방해양수산청은 해사분야 행정의 수요가 가장 방대한 지역으로 검사관들에게도 다양한 보직과 많은 업무가 요구되는데, 현재 저는 선박보안 업무를 총괄하며 선박보안계획서 승인과 선박보안심사 업무를 주로 합니다. 특히 올해 는 관내 보안 관련 주요 기관 및 업‧단체와의 협의회를 구성‧운영하여 선박에서 선박보 안체제를 보다 쉽게 이해하고 테러‧해적 등 보안 사고에 대비한 비상대응훈련의 실질 적 이행을 돕고자 상호간 소통과 협업을 강화하는 데 중점을 두고 추진하고 있습니다.

Q. 선박검사관으로서 일하며 느끼는 매력이 있다면요. 
A. 정부 선박검사관은 국제협약에 근거한 업무를 하고 있어 국제사회의 정보 교류와 편차 해소가 대단히 중요합니다. 이를 위해 우리나라는 다양한 국적의 항만국통제관들과 상호 간 교환 근무와 더불어 다양한 프로그램에 참가하고 있습니다. 아울러, Tokyo MOU 주 관 교육 및 관련 전문 국제회의 등에 참석할 기회가 있어 해사분야의 전문가로서 넓은 안 목을 기를 수 있다는 장점이 있습니다. 정부 선박검사관은 우리 국적선 안전운항을 위해 바다의 현장과 정책을 입안하는 기관 간의 메신저 역할을 합니다. 해양 현장의 목소리를 정책에 반영하고 구현될 수 있도록 지 원하고 정책을 직접 이행하거나 확인하면서 끊임없는 개선을 추구하는 것이지요. 저 역 시 현장의 검사관으로서, 그리고 이 분야의 발전을 추구하는 한 사람으로서 현장의 목소 리를 듣고 중앙정부의 정책에 최대한 반영이 되도록 지원하여 조금이나마 해사분야의 안 전과 발전에 기여하고 있음에 보람을 느낍니다. 

Q. 해운 업계는 남성이 차지하는 비율이 높습니다. 여성 해기사로서의 고충은 없었나요. 
A. 저의 경우 여성 해기사들이 바다에 진출하기 시작한 초창기에 승선한 해기사라고 할 수 있 습니다. 당시에는 여성 해기사라는 존재가 고용한 회사 그리고 바다에서 함께 일하는 동 료 모두에게 익숙하지 않았기에 선입견에서 오는 불편함이 대부분이었던 것으로 기억합 니다. 지금도 다름에서 오는 불편함은 여전할 것으로 생각됩니다. 많은 해기사분들이 젠 더 이슈에 선입견을 갖기 보다 한 배를 타고 있는 동료로서 서로 이해하려고 한다면 승선 생활 뿐만 아니라 다른 사회생활에 있어서도 지혜롭게 대처할 수 있으리라 생각합니다.

Q. 올해 아시아지역 해사여성협회(IMO WIMA Asia)의 한국 대표로 회의에 참석할 예 정이시라고요.
A. IMO에서는 1988년부터 기술협력 프로그램의 하나로 “Women in Development”라는 정 책을 수립‧추진하고 있으며. 특히, 올해는 「세계 해사의 날」의 주제로 “Empowering Women in the Maritime Community”를 정하는 등 해운분야 여성의 역할 증대는 물론 여성 해기사의 진출을 위한 지속적인 노력을 하고 있습니다. 저는 2010년부터 아시아지 역 해사여성협회(IMO WIMA Asia) 회의에 참여해왔고, 올해는 4월 9일부터 11일까지 말 레이시아에서 열리는 ‘WIMA Asia’ 회의에 참석할 예정입니다. 국제사회의 많은 여성들 이 보여준 다양성과 긍정적인 성과를 나누고, 우리 사회에도 필요한 부분을 정책에 반영 하여 해사 분야에 종사하는 여성들에게 전파할 수 있도록 노력할 생각입니다. 이런 노력 이 단지 여성에 한정된 것이 아니라 해사 커뮤니티 전체의 발전에 기여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궁극적인 목표이자 개인적 바람입니다. 

Q. 이 분야에서 일하기 위한 마음가짐은 어떤 게 있을까요. 
A. 선박검사관은 선박 및 관련 규정‧협약에 대한 높은 이해도와 전문 지식을 요구합니다 만 선박에 대한 관련 지식은 승선 중에 습득될 수 있습니다. 정부 선박검사관은 해사 안 전 분야의 전문가임과 동시에 국가 공무원입니다. 공직자로서 가져야 할 자세인 공정 성, 청렴성, 책임감과 사명감 등이 필요합니다. 아울러, 정책 매개자로서의 역할 수행 을 위해서는 기획력, 의사소통 능력, 전략적 사고력 등이 요구됩니다. 혹시 이 분야에 관심을 갖고 계신 분들에게는 공직자로서의 마인드를 우선적으로 고민해볼 것을 조언 해드리고 싶습니다. 현재 제가 근무하고 있는 부산지방해양수산청만 하더라도 해양 관 련 주요 기관, 선사들이 위치한 부산의 주무관청인 만큼 그 영향력이 지대합니다. 그에 맞는 전문지식을 바탕으로 공익을 우선시 하는 마인드가 선행된다면 정부검사관으로서 보다 넓고 큰 뜻을 펼칠 수 있는 기회가 많으리라 생각합니다.

Q.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 및 해기사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A. 개개인에 맞는 성향과 적성을 파악하는 일은 생각보다 쉽지 않을 겁니다. 혹시 어느 분 야에 발을 들여 놓았다면, 그것이 해사 분야라면, 우선은 전진해 보시기를 권합니다. 인생은 한치 앞을 보기 힘든 거친 바다와 같다고 합니다. 많은 해기사 선배님들이 그런 과정을 거쳐 오셨듯이, 묵묵히 정진하면서 쌓는 다양한 경험과 노력들이 결국에는 가장 현명한 길로 인도해 줄 것입니다. 제게도 여러분에게도 많은 파도가 있겠지만 그때마다 ‘Steady’하며, 바다를 믿고 함께 ‘Ahead’합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