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기사의 직역소개

해기사

2차메뉴

대우조선해양

조회 9,408

이경철 부장 2020-01-14 10:25:59

첨부파일
 

“최첨단 선박을 건조하는 조선소 …신기술 직접 체험할 수 있어” 

이경철 대우조선해양 해양시운전부 기계시운전 파트장

 

조선소에서 이루어지는 모든 프로젝트는 수많은 시간과 비용이 투자된다. 생산의 마지막 공정인 시운전을 담당하는 그는 하나의 프로젝트를 마무리한 후의 성취감을  ‘잘 키운 딸을 시집보내는 기분'에 빗대어 표현했다.


Q.  어떤 일을 하고 있나요? 
A. 대우조선해양 해양시운전부에서 기계시운전 파트장으로 일하고 있습니다. 대우조선해양에서는 상선(LNG선, 컨테이너선, 원유운반선 등), 특수선(잠수함, 군함, 군수지원함, 여객선 등), 해양프로젝트(시추선, Fixed Platform1), FPSO2) 등)를 생산하는데요. 저는 그중 해양프로젝트 부서에서 생산의 마지막 공정인 시운전 업무를 맡고 있습니다. 한국해양대학교에서 기관학을 전공하고 해군에 입대해 2년간 ROTC 장교로 근무했고 그 후 바로 이곳 대우조선해양에 취업하였습니다. 초기 10년은 상선 시운전을, 5년은 메인 엔진 등 기계 설치부서에서, 그리고 지금의 해양시운전부에서는 10년째 몸담고 있습니다. 시운전 부서의 50%는 해기사 출신이 담당하고 있습니다.

Q.  시운전은 어떤 업무인가요? 
A. 시운전은 조선소 Dock에서 선각 및 기계 설치 작업이 완료되면 이 모든 기계장비들이 잘 설치되었는지 기계‧전기‧계장‧항통 등의 분야로 나누어 장비를 조작해 성능을 검정하는 작업입니다. 장비를 본격적으로 운전하기 전에는 기계장비 설치 검사, cable 결선 체크를 하며 장비 매뉴얼에 따라 윤활유 공급, 냉각수 주입, fuel oil 공급, power 공급 등의 절차에 따라 첫 시동 준비를 합니다. 시동 후에는 장비의 design 값에 맞게 성능이 제대로 발휘되는지를 점검하고 계측하여 성능 기록지를 작성하는데, 이 모든 data는 주문주에게 인도할 시 문서로 정리하여 인계합니다. 한마디로 ‘죽어있는 장비를 되살려 잘 달리는지 확인하는 업무’라 할 수 있겠습니다. 제가 속한 해양프로젝트 부서에서는 생산‧저장‧하역하는 설비를 생산하므로 offshore(유전 지역)에 파견을 나가 HUC(Hook Up & Commissioning) 업무를 수행합니다. 유전 지역에서 시운전을 행한다는 것이 상선 시운전과는 다른 점입니다. 해양시운전은 yard에서 플랜트를 완성한 후 유전지역까지 운송 및 설치하여 해저의 유전(well)과 연결시킨 송유관으로 올라오는 원유를 오일, 물, 가스, 이물질 등으로 분리작업을 거칩니다. 분리된 오일은 본선 cargo tank에 저장 후 운반선이 도착하면 하역해주고, 분리된 물과 가스는 다시 유전으로 주입합니다. 

Q.  한 번 시운전을 나가면 얼마 동안 해상에 있나요? A. HUC 근무의 경우 유전 지역 한가운데 떠 있는 숙박시설인 Floating Accommodation Vessel에서 숙식을 합니다. 공사 초기에는 연결된 bridge로 통행을 하지만, 플랫폼에 석유가 올라오는 단계로 전환되면 비상상황 발생으로 폭발 사고 등이 일어날 위험이 있어 숙박시설을 약 3마일 정도 띄워놓고 보트를 타고 출퇴근하며 업무를 수행합니다. 일과는 2교대 근무(06:00~18:00, 18:00~06:00)로 4주 근무 후 4주 휴식기를 갖고 있습니다. 유전 지역 바다 한가운데에서 4주간 근무하는 것은 체력적으로나 정신적으로나 매우 힘든 시간입니다. 오일과 가스를 생산하는 위험한 작업장인 만큼 지켜야 하는 안전 규칙도 매우 엄격하며, 규칙을 준수하지 못해 작업장에서 퇴출되는 경우도 있습니다.

Q.  이 직종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다면요. 
A. 하나의 프로젝트를 마무리하기 위해서는 긴 시간과 노력이 투자됩니다. FPSO의 경우, 설계부터 생산 그리고 시운전까지 5~6년의 시간과 10조가 넘는 비용이 들어갑니다. 프로젝트가 완성되기까지 인력이 최고로 공급될 때는 하루 2만 명이 넘는 사람이 종사했고, 시운전 기간도 36개월 정도가 소요됩니다. 그만큼 우여곡절도 많지만 프로젝트를 마무리했을 때의 그 성취감은 이루 말할 수 없습니다. 애지중지 키운 딸을 시집보내는 기분이라고 할까요. 또, 오랜 시간이 걸리는 작업이니 만큼 단 한 번의 시운전에서도 아주 값지고 다양한 경험을 쌓을 수 있으며 이렇듯 경험 많은 엔지니어는 외국계 회사로부터의 러브콜도 많이 받고 있습니다.

Q.  이 분야에서 일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이나 마음가짐은 무엇이 있을까요.
A. 조선소에서는 최첨단 선박을 건조합니다. 해기사로 승선 근무하던 때는 20년 전에 지어진 낡은 배를 관리하였지만, 조선소에 일하면서 최신식 기술이 적용된 선박 및 해양 플랜트를 건조하고 있습니다. 항상 배우고 익히는 자세로 임한다면, 빠르게 변화하는 조선소의 신기술들을 체험할 수 있을 것입니다. 더불어, 조선소에는 다양한 국적의 사람들이 함께 일하고 있습니다. 아주 능숙하게는 아니더라도 최소한의 회화 감각을 갖춘다면 도움이 되겠습니다. 

Q.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 및 해기사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A. 해양대학교를 졸업하고 갈 수 있는 직역은 수없이 많습니다. 해기사로 승선한 경험을 갖고 나아갈 수 있는 분야는 물론이고 승선하지 않고도 많은 기회가 주어질 것입니다. 이곳에서 근무하는 저의 동기들 또한 저마다의 경험을 발판으로 이곳에 왔습니다. 졸업 후 바로 입사한 경우, 해기사로 승선 후 승선 경력으로 입사한 경우, 해군장교로 20년 근무 후 제대하여 해군경력으로 특수선 분야에 입사한 경우, 중소기업에서 근무 후 그 경험으로 입사한 경우 등 다양한 커리어를 갖고 있습니다. 자신의 가치는 자신이 만드는 것입니다. 부지런히 준비해 자격을 갖춘다면 더 많은 길이 펼쳐질 것입니다. 현재의 자리는 더 멀리 나아가기 위한 또 하나의 시작점이기도 합니다. ‘1만 시간의 법칙’이라는 말처럼, 한 분야에서 부단히 노력한다면 그 분야의 최고가 될 수 있다 생각합니다. 그렇게 단련된 고수는 어디에서나 환영받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