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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과학기술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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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기복 선장 2020-06-12 11:40:1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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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희소성 있는 해기사 경력…쉼 없이 노력하며 단단히 내공 쌓을 것”

 

_김기복 한국해양과학기술원 책임기술원 / 해양과학조사선 ‘이사부’호 선장


 김기복 선장은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 운영하는 해양과학조사선 ‘이사부’호를 이끌고 있다. 

 일에 큰 사명과 자부심을 느낀다는 그는 해기사로서의 경험은 더 멀리 나아갈 수 있는 특권이라고 말했다.



Q.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A. 제가 몸담고 있는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은 국책연구기관으로 1973년 한국과학기술연구소 부설해양개발연구소로 설립된 이래 한국해양연구소에서 한국해양연구원으로 그리고 현 재 한국해양과학기술원(이하 KIOST)으로 기관 명칭이 바뀌어 왔습니다. 2017년 안산에 서 부산으로 이전한 본원을 비롯하여 해외 6곳, 국내 4곳의 연구거점과 부설로 극지연구 소와 선박해양플랜트연구소를 둔, 우리나라를 대표하는 해양연구기관이자 세계적인 해 양 전문 과학기술 연구·교육기관입니다. 최근에는 국가·사회적 현안문제 해결위한 연구, 기후변화 대응, 해양환경 보전을 위하여 우리나라뿐만 아니라 국제사회에 공헌하고자 임 무를 수행하는 해양과학조사선 ‘이사부’호에서 선장으로 근무하고 있습니다.


Q. 이사부호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A. 2016년 6월에 취항한 이사부호는 전 세계 바다를 누비며 기후변화 예측을 위한 지구환경 연구와 해양자원 탐사, 해양원리 규명 등의 임무를 수행하는 해양과학조사선입니다. 지 금의 울릉도인 우산국을 우리 역사 최초로 영토에 편입시킨 해양 영토의 개척자인 신라 장군이자 정치가인 이사부의 정신을 이어받아, 우리나라가 본격적으로 전지구적 대양연 구를 통해 해양과학 영토를 개척하여 해양강국을 이루겠다는 의지를 담은 명칭입니다. 이 사부호의 무게는 총톤수(G/T) 5,894톤으로 5,000톤급 이상의 대형 해양과학조사선을 가진 나라는 우리나라를 포함해 전 세계 8개뿐이며, 이사부호는 현존하는 최신의 스마트 그린 쉽(Smart & Green Ship) 입니다. 디젤-전기추진방식으로 친환경적인 연소처리장 치를 장착했고, 파도 5미터의 해황에서도 정해진 위치의 반경 1미터 안에 정지하여 머물 수 있거나 360도 회전할 수 있는 정밀위치유지시스템(Dynamaic Positioning 2)이 설치 되어 있습니다. 또한 첨단 ICT 정보전달시스템이 구축돼 선내에서 획득한 해양과학자료 를 선내공유는 물론 실시간 육상으로 전송가능합니다. 이처럼 해양에서 일어나는 모든 연구조사작업을 원활히 수행해 ‘떠다니는 종합 해양과학연구소’란 별명으로 불리기도 합 니다. 연구선운영실장 재임 중, 처음 기본설계 단계부터 건조위원으로 참여하였기에 남 다른 애착을 가지고 있는 선박이기도 합니다.


Q. 해양대 입학부터 오늘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A. ‘상선’이란 단어가 생소한 내륙지방인 대구에서 나고 자란 제게 한국해양대학교를 권유하신 분은 다름 아닌 아버지였습니다. 혹독했던 내무훈련과 불만 가득한 학창시절을 우여 곡절 끝에 보내고, N-ROTC 해군 장교로 군복무를 하지 않는 여느 졸업생과 마찬가지로 군특례기간 동안 상선에서 약 4년간 항해사로 근무하였습니다. 육상직으로 이직하기를 희망할 당시(1996년 10월), KIOST에서 근무하고 있던 모교 선배인 해무감독(現 부산항 도선사 박행진)의 권유로 우리나라 최초의 종합해양탐사선인 ‘온누리’호 항해사로 입사하 게 되었고, 그 이후 약 24년간 근무하면서 해상직과 육상직을 오가며 여러 보직을 맡다 가 금년 2월 1일부로 대형 해양과학조사선인 ‘이사부’호 선장으로 발령 받아 근무 중에 있 습니다. 이렇듯 대학을 진학하고 오늘 이곳에서 일하기까지의 과정은 저의 적극적인 선 택이 아닌 자의반 타의반이라고 할 수도 있습니다만, 어느 누구보다도 해기사로서의 자 부심과 전공을 살린 현 직무에 대한 만족도가 높습니다.

 

Q. 이사부호에서의 업무는 어떻게 이루어지나요?

A. 일반 상선에서 근무하는 해기사와 같이 기본적인 업무는 비슷합니다. 다만 다른 점이 있 다면, 일반 상선에서는 정박 중에 일어나는 화물의 적화나 양화업무로 심신이 많이 피곤 하기에 출항하여 항해하는 것이 좀 더 편하게 느껴질 것입니다. 그러나 우리 기관의 해양 과학조사선이나 특수한 목적을 가진 기타 공공기관 관공선의 경우 항구를 출항하여 입항 할 때까지 바다 위에서 전쟁을 치루고 있습니다. ‘이사부’호를 예를 들어 설명을 드리자 면, 정박 시에는 선박의 기본적인 항해 및 기관 고유의 장비뿐만 아니라 연구관측장비들 을 검교정하고 유지‧보수하여 다음 탐사를 위하여 출항준비를 합니다. 바다위에서는 연 구 목적에 맞게 연구관측 장비를 활용하여 연구조사 작업을 수행하게 됩니다. 일반 상선 에 없는 다양한 학문의 전공자로 구성된 연구팀과 관측팀 및 승무원이 최대 60명까지 승 선하여 24시간 유기적으로 돌아가고, 연구 시료 취득을 위하여 각종 연구관측 장비를 심 해로 투하하여 회수하고, 해양관측 부이를 최대 1년 동안 계류하였다가 회수하기도 합니 다. 최대한 많은 자료를 획득하기 위하여 위험을 감수하면서 어장 사이를 누비고, 연안에 바짝 붙어 작업하기에 고도의 집중과 섬세한 선박조종술을 필요로 합니다. 이러한 업무 들을 결정하고 총괄하는 선장이기에 막중한 책임감과 사명감을 갖고 근무하고 있습니다.

 

Q. 이 직종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이 있다면요.

A. 해양과학조사선은 대부분의 해기사들이 승선하는 선박과는 운항 목적이 다릅니다. 망망대해 바다에 나와 다양한 전공의 과학자인 연구원들과 함께 탐험과 같은 일들을 하는 것 또한 흔한 경험은 아닐 것입니다. 기억에 남는 대표적 경험으로는 거친 파도를 헤치고 빙 하사이를 누비며 고래와 펭귄을 보는 일을 흔한 일상처럼 느낀 ‘온누리’호 남극탐사, 다 국적자로 구성된 무장보안요원을 태우고 소말리아 해적이 출현하는 인도양 원양탐사에 서 무사히 귀항하여 남해연구소 전용부두에 ALL LINES MADE FAST 하였을 때의 안 도감은 아직도 크게 느껴집니다. 더불어, 남북 분단이후 최초의 단독연안항해 선장으로 ‘대북 경수로 사업’에 참여하였고, 특히 2010년 3월 ‘천안함 사건’ 당시 현장 지원에 투입 된 ‘이어도’호의 선장으로서 침몰된 천안함의 인양 작업을 성공리에 이끄는 데 공헌한 바 있습니다. 이처럼 국민적 관심이 집중된 업무는 그만큼 큰 보람을 느낍니다. 또 다른 매 력으로는 육상에서 지내는 시간이 많기에 그만큼 다양한 기회도 많다는 것입니다. 우리 기관의 해양과학조사선들은 연평균 200일 전후 운항을 합니다. 타 관공선들은 약간의 차 이는 있겠지만, 연평균 운항일수가 약 150일 내외이며 아침에 출항해서 저녁에 입항하는 연안 소형선박들도 많습니다. 또한 육상직과 순환근무의 기회도 있어 영업 업무가 빠진 일반해운회사의 업무를 경험한다는 것 또한 매력중 하나일 것입니다. 그리고 직업의 안 정성과 함께, 우리 기관의 경우 퇴직 후에도 경력을 살려 일정기간 근무를 할 수 있습니 다. 이처럼 해기사 출신으로서 전공을 살려 색다른 경험을 하면서 자부심을 갖고 일 할 수 있다는 것이 이 직종의 가장 큰 매력이라 할 것입니다.

 

Q. 이 분야에서 일하기 위해 필요한 조건은 무엇이 있을까요. 

A. 우리 기관뿐만 아니라 각 공공기관에서 운영되는 선박들의 선주, 즉 기관의 장들은 선주 협회에 가입되어 있지 않고, 이에 군특례법의 요건을 갖추지 아니한 선박들이기에 병역 의무대상자인 남성 해기사분들은 병역필 또는 면제자이여야 지원이 가능합니다. 기타 채 용 조건 및 공고는 홈페이지에 공지하므로 수시로 확인하시면 되겠습니다. 입사 후에도 직급 승진심사시 영어시험 성적도 필요하므로 평소 영어공부를 소홀히 해선 안 될 것입 니다. 해양수산부 소속 어업지도선과 특수한 목적의 기타 관공선을 보유한 대표적 기관 들은 국립해양조사원, 국립해양과학원, 한국지질자원연구원, 기상청, 국세청, 환경관리 공단 등이 있으며, 교육과 실습을 목적으로 하는 선박을 보유한 해양계열학교들과 한국 해양수산연수원이 있습니다. 또한 각 지자체들이 운영 중인 선박들도 상당수가 있고, 사 기업인 kt submarine의 케이블 선박도 3척이 있습니다. 해양경찰청 소속 함정을 제외하고도 총 200여척이 넘는 것으로 알고 있으니 결코 적은 수가 아니기에 관심 가질만한 직 업군이라 할 것 입니다. 이러한 선박들은 약 90%이상이 1,000톤 미만의 소형선이므로 항행구역이 한정적이고 다소 생소한 선박업무, 직책과 직급이 혼용되는 인간관계, 국가 공무원법을 근거로 하는 윤리강령 준수와 도덕성을 요구하는 사회적 분위기에 많은 제약 이 따르며 사기업과 다른 직장 내 문화 등에 잘 적응하여야 할 것입니다.

 

Q. 진로를 고민하는 학생 및 해기사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A. 학교생활 혹은 승선생활을 마치고 새로운 시작을 앞두고 있는 시점에서는 누구나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지, 그 직업에 대한 전문성을 어떻게 키워갈지에 대한 고민을 할 것입니다. 이 고민의 답을 찾기 위해서는 첫째로 심신이 건강해야 합니다. 심신 상태가 나약해지면 편안함을 찾게 되고 서서히 인내심도 떨어집니다. 게으름, 권태, 짜증 등의 감정표출로 스스로를 힘들게 해 지금의 상황에 순응하게 되고 쉽게 포기하게 됩니다. 인생을 헤쳐 나 가는 자산 중 가장 기본인 ‘건강’을 우선적으로 챙기시기 바랍니다. 둘째, 최소한의 채용 요건은 갖춰야 합니다. 재학생은 학점 관리와 영어 공부를, 현직에 계신 해기사분들은 면 허증과 직종에 관련한 국가자격증, 공인된 영어 시험 성적 등을 꾸준히 관리하여야 합니다. 셋째, 노력하는 정보력입니다. 누구나 진로에 대한 다양한 정보를 알아보고 수집합니다. 남들보다 더 깊이있고 많은 정보를 갖게 되면 노력에 대한 불필요한 소모를 최소화하여 한발 더 앞서 나갈 수 있습니다. 결승점을 향해 편안하고 빠른 길을 찾아 이리저리 뛰어다니는 사람들을 여럿 봤습니다. 그러나 정도를 쉼 없이 한걸음씩 걸어 온 사람이 대부분 먼저 도착하였고, 그들의 내공은 매우 단단해져 위기에도 쉽게 흔들리지 않습니다. 가는 길이 조금 힘들다고 주저앉지 말 고 자신감으로 끝까지 도전하시길 바랍니다. 해기사 출신들이 육상에서 전공을 살려 가 지는 직업은 매우 한정되어 있다고들 합니다. 하지만, 이 한정적인 분야는 타 출신들은 진출하기가 어렵다는 것 또한 간과해서는 안 될 것입니다. 경력이 있는 해기사들은 충분 히 희소성을 가졌기에 누릴 수 있는 특권도 분명 있습니다. 이러한 특권을 갖고 선택할 수 있는 길은 의외로 많기에 결코 한정적이라 할 수 없을 것입니다. 모든 분들이 자신의 경 력과 적성을 고려해 가장 잘하고 즐겁게 일 할 수 있는 직업을 찾기 바랍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