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기사의 직역소개
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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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명석 실장 2020-11-16 16:49:03
“승선경력은누구도넘볼수없는이력…해기사로서의 경험 쓰일 수 있는 곳에 목표 갖고 나아가기를”
김명석 한국도선사협회 실장
김명석 실장은 20년간 한국도선사협회에 몸담으며 협회 사무 전반을 담당하고 있다. 국가필수도선사제도의 개선, 도선사 선발제도 개선 등 도선제도 발전에 힘쓰고 있는 그는 더욱 깊이있는 연구를 이어나가겠다는 포부를 밝혔다.
Q.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A. 사단법인 한국도선사협회(Korea Maritime Pilots’ Association) 집행부에서 국제 ‧ 해무 ‧회계 ‧ 총무업무 등 협회 사무의 전반적인 실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주로 해무업무에 주력하며 국가필수도선사제도의 개선, 자율운항선박 도입에 따른 도선제도 개선 및 도선사 선발제도 개선 등 도선제도의 지속적 발전을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해양대학교 입학부터 지금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A. 목포해양대학교 해상운송학부에서 해상안전을 전공(1997년)하고 한진해운에서 약 4년간 항해사로 승선하다가 정보처리기사 자격을 취득(2000년)한 후, 2001년 초 한국도선사협회에 공채로 입사하였습니다. 협회 업무 중 회계의 필요성을 느껴 서울디지털대학교 재경회계학부에서 회계학을 전공(2008년)하여 회계업무도 담당하고 있습니다.
또한, 우리 협회의 배려로 스웨덴 말뫼에 위치한 세계해사대학교에 입학하여 2012년 석사학위를 취득하였고, 목포해양대학교 정중식 교수님의 지도 덕분에 지난 2월 공학박사
학위를 받았습니다.
Q. 한국도선사협회에 대해 설명해주세요.
A. 한국도선사협회는 우리나라 도선제도의 지속적인 발전과 도선사의 자질 및 복지향상, 장학사업 등의 사회사업을 담당하고 있습니다. 한국도선안전교육연구센터를 별도 법인으로 설립해 도선사의 교육‧훈련도 전담하고 있습니다.
우리나라 각 항만에 위치한 12개 도선사회에서는 실질적인 도선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2020년 10월 말 현재 257명의 도선사가 12개 도선사회를 중심으로 항만의 안전과 효율을 위해 당직, 대기, 휴무조로 나누어 근무하고 있으며 도선사는 도선사 면허를 취득 후 개인사업자 형태로 유지되고 있습니다.
한편, 우리 협회는 2009년부터 국가에 납입하던 수역이용료제도가 폐지됨에 따라 해양계 고등학교, 대학교 학생들과 우리나라 해상법 발전을 위해 국내 로스쿨 학생들 그리고 주요 해양단체 등에 장학사업을 활발히 전개하고 있습니다. 매년 약 150명에게 5억 원 이상을 장학금으로 지원하고 있습니다.
Q. 최근 주력하고 계시는 업무가 궁금합니다.
A. 지난 2월 공학박사 학위를 취득하며 썼던 논문을 보완하여, 11월 10일 열린 <제35회 해양사고방지세미나>에서 ‘선박 접안사고 예방을 위한 부두접안능력 개선방안’이라는 주제로 발표를 했습니다.
최근 해운선사 HMM에서는 24,000TEU급 컨테이너 전용선박 12척을 모두 출항시켰습니다. 이처럼 선박이 점점 대형화 추세를 보이는 것에 비해 선박을 맞이하는 항만 부두의 접안능력치는 이를 따라가지 못하고 있어 선박의 안전한 접‧이안을 저해하는 가장 큰 요소로 보고 있습니다.
따라서, 항만의 안전한 도선업무를 위해 부두 접안능력의 한계를 설정하고 선박의 입‧출항을 제한하거나 접안능력을 개선하는 등 도선의 안전성을 향상시킬 수 있는 실질적이고 세심한 연구를 계속 이어나갈 예정입니다.
Q. 이곳에 계시며 겪은 특별한 일화가 있나요?
A. 2001년 초, 협회 홈페이지를 처음으로 구축하던 때의 일입니다. 홈페이지 게시를 위해 도선점에서 부두까지의 항행계획(Passage Plan)을 각 도선구별로 제작해야 했는데 당시 컴퓨터에서 편집할 수 있는 해도 파일이 없어 어려움을 겪었습니다. 사용해야 하는 해도가 많고 종이 해도 크기가 작지 않아 스캔을 하려면 많은 비용이 소요됐기 때문입니다.
여러 가지 해결방법을 모색하던 중, 해도를 인쇄하려면 당연히 원본파일이 있을 것이므로 해도를 판매하는 해양개발에 찾아갔습니다. 해양개발 담당자를 통해 판매용 수치해도가 있다는 것을 알았지만 당시 이 수치해도는 흑백이었기에 항행계획에 사용하기에는 부적합한 상태였습니다. 하지만 여기서 포기하지 않고 담당자에게 해도를 편집하는 프로그램을 직접 볼 수 있도록 요청하여 확인한 결과, 프로그램 원본 파일에서 eps파일로 변경하여 저장할 수 있는 방법을 발견했습니다. 마음 속으로 ‘유레카!’를 외쳤지요.(웃음)
결과적으로, 국립해양조사원의 업무협조를 통해 해양개발로부터 eps파일을 수치해도 가격으로 구입하게 되었고, 일러스트레이터 프로그램에서 불필요한 레이어(Layer)는 삭제 후, 포토샵에서 도선점을 추가하고 강제 도선구역도 설정하는 등 최적의 방법으로 항행계획을 제작할 수 있었습니다. 입사한 첫 해에 포기하지 않고 끝까지 최선을 다해 이룬 성과여서인지 20년이 지난 지금도 기억에 남아 있네요. 이 자리를 빌려 당시 협조해 주신 해양개발 담당자님께 감사의 말씀을 전합니다
Q. 이 일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은 무엇인가요.
A. 비영리법인인 협회는 회원들의 회비로 운영되며 일반적으로 1년 단위로 업무 일정이 반복되는 경향이 강해 사전에 업무를 미리 준비해 놓으면 큰 어려움을 겪지 않아서 좋습니다.
다른 한편으로는, 같은 업무의 반복으로 창의성을 잃고 평범해지는 매너리즘이 찾아 올수 있지만 이 부분은 학업이나 업무 관련 연구에 몰두하면 오히려 장점으로 승화시킬 수 있다고 생각합니다.
더불어, 우리나라 도선제도 발전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될 수 있는 업무를 하나하나 처리해나가며 느끼는 성취감도 있습니다.
Q. 후배 해기사들에게 해주고픈 말이 있다면요.
A. 보통 항해사 기준으로 군필을 위해 3년의 의무복무를 마치고 하선하여 육상에서 새로운 직업을 구하는 사람도 있고 1항사 내지는 선장 경력을 쌓아 해운선사에 입사하거나 도선사 시험에 도전하는 경우도 있습니다.
저의 경우는 한진해운에서 퇴사 후 취업 진로에 대해 큰 고민이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그저 컴퓨터를 좋아했기에 정보처리기사 자격을 취득하고 IT업체로 취직하려 했으니까요. 다행히, 육상 직장을 구하는 시기에 아는 선배님께서 이런 조언을 해주셨습니다. “IT는 새로운 길인데, 해상에서 쌓은 승선경력이 아깝지 않니? 비슷한 길로 방향을 잡으면 다른 사람보다 훨씬 앞서 나갈 수 있지 않을까?” 이 선배님의 조언에 공감하여 IT업체로의 이직 생각은 접고 해운 관련 회사를 알아보다가 한국도선사협회에 취직하여 20년째 열심히 근무하고 있습니다.
우리 해기사 후배님들에게 해주고 싶은 말은, 해상에서 가족과 떨어져 고생하며 쌓은 승선경력은 육상에서 다른 사람들이 넘볼 수 없는 자신만의 장점이 된다는 것입니다. 우리 후배님들 모두 자신의 장점이 잘 쓰일 수 있는 곳에 목표를 가지고 나아가기를 바라봅니다. 더불어, 도선사시험 자격요건도 선장 승선경력 5년에서 3년으로 완화되었으므로 도전해볼 것을 권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