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민들의 삶의 터전 바다…지속가능한 어업실현 위해 일할 것”
-정기철 동해어업관리단 운영지원과 서무기획계장
정기철 계장은 8년간의 상선생활을 바탕으로 어업관리단 국가어업지도선에 승선했다. 현재는 어업감독공무원들을 지원하는 서무기획계장으로서 행정 업무를 맡고 있는 그는, 진로를 고민하는 해기사들에게 수산계 분야로도 시야를 넓힐 것을 조언했다.
Q. 동해어업관리단은 어떤 곳인가요?
A. 어업관리단은 우리나라 수산자원 보호를 통해 어업질서를 확립하는 등 어업에 대한 전반적인 감독을 하는 해양수산부 소속 기관입니다. 부산, 목포, 제주에 각각 동해, 서해, 남해어업관리단이 위치해있습니다.
동해어업관리단은 우리나라 전체 바다 면적인 433천㎢(우리나라 육지면적의 3배)의 40%인 174천K㎡를 차지하는 동해바다를 관할하고 있으며, 국가어업지선 40척 중 15척(300톤급 5척, 500톤급 5척, 1,000톤급 이상 5척)으로 해양주권을 수호하고 우리 어업인의 안전을 보호하고 있습니다.
국외적으로는 한·일, 한·중 어업협정사항을 이행하고 있고, 원양어선의 불법어업(IUU) 방지를 위한 조업감시센터(FMC)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국내적으로는 연근해 어업질서 확립 및 우리 어업인의 안전조업지도, 어업 간 분쟁 조정 등 어업관리의 종합행정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동해어업관리단에는 현재 311명의 직원이 근무하고 있습니다.
Q. 해양계 교육기관 입학부터 지금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A. 부산선원학교(現,부산해사고등학교)를 졸업하고 1988년 9월 20일부터 부산신호선박이라는 해운회사에 입사해 자동차운반선((10,000톤급/자동차 3,300대 선적), 북미원목선(15,000톤급)에서 3등항해사로 선박 생활을 시작했습니다. 이후 산적화물선(33,000톤급), 냉동운반선(3,500톤급), 자동차운반선(55,000톤급/자동차 5,500대 선적), 북미 및 뉴질랜드 원목전용선(15,000톤급)에 각각 2등항해사로 1991년 4월부터 1997년 4월까지 8년간 해상근무 하였습니다.
1994년 55,000톤급 자동차운반선에 근무할 당시, 매우 아찔한 경험을 한 적이 있습니다. 미국 동부 잭슨빌이라는 항구에서 있었던 일입니다. 당시 잭슨빌이라는 항구는 강 상류에 있는 항구로 2시간 정도 구불구불한 강을 따라 항해해야하는 강제도선 구역이었습니다. 이 항구에서 자동차 선적을 다 마치고나니 날이 어두워져가고 있었습니다. 그러나 다음 일정에 따라 바로 출항하게 되었고, 미국 도선사의 지휘 아래 1시간 정도 강을 따라 하류 쪽으로 항해하던 도중 갑자기 조타실 앞에 소낙성 우박비가 내리는 바람에 선박이 좌초하게 됐습니다. 강 주변은 전부 바위가 형성되어 있었는데 정말 운이 좋게도 우리 선박이 좌초된 곳은 모래로 되어있어 밀물 때 예인선의 도움으로 안전하게 이안할 수 있었습니다. 그렇게 향후 일정까지 무사히 마치게 되었고 선체에도 아무 이상이 없었습니다.
그 이후 1척의 북미원목선을 승선하고 하선하여 1997년 6월부터는 연안여객선을 운영하는 세모해운에 입사해 연안여객 운송분야에서 1항사로 3개월 가량 근무했습니다. 그렇게 8년간의 상선생활을 마치고 전공과 재능을 살려 오래 전부터 꿈꿔왔던 국가공무원으로 임용되었습니다.
처음으로 공직생활을 시작한 곳은 한국해양대학교 실습선이었습니다. 1997년 10월 1일에 임용되어 7년간 승선예비생들을 가르치는 일을 했습니다. 그러던 중, 해양수산부 해양수산직 특별채용 시험제도가 바뀌면서 해양수산직 선박항해직류(해기사면허증 소지자에 한함)로 다시 응시하여 합격했습니다. 그렇게 2004년 12월부터 해양수산부 서해어업지도사무소 소속 국가어업지도선 무궁화15호(1,259톤)를 시작으로 현재의 어업관리단에 몸담고 있습니다.
이후 국가어업지도선 무궁화4호(499톤), 무궁화32호(499톤)에서 해상근무를 이어갔고 2011년부터는 어업지도과(선체수리담당), 조업감시센터(원양어선 감시업무)에서 행정업무를 맡아 현재까지 이르고 있습니다.
Q.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A. 어업지도선에 승선할 당시에는 100톤~1,000톤까지 다양한 국가어업지도선에 승선했습니다. 선박 내에 있는 작은 고속단속정으로 승선조사를 하고 단속현장을 누비면서 어업인들을 현장에서 직접 대면하며 어업지도·단속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상선으로 치면 1등항해사급인 항해부장까지 일한 경험을 바탕으로, 현재는 사무실 운영지원과 서무기획계장으로서 어업감독공무원들을 지원하는 업무를 담당하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COVID-19의 일상화로 회의실 및 상황실 내 영상회의시스템을 구축하였습니다. 이 시스템 덕에 어업지도선과 매일 아침 영상으로 상황을 보고받을 수 있게 돼 현장지도와 단속업무의 효율을 크게 높일 수 있게 됐습니다.
Q. 국립해양조사원 소속 해양조사선에 승선하기도 하셨다고요.
A. 해양수산부 인사발령에 따라 2015년 2월부터 2017년 2월까지 2년간 국립해양조사원 남해해양조사사무소 소속 해양조사선 ‘해양2000호’(2,150톤)에 승선근무 했습니다. 상선의 안전운항과 가장 밀접한 항해용해도 및 전자해도 제작과정에 대해서도 깊이 있게 알게 되었고, 해도 제작을 위한 국가기본도해양조사 및 해류조사 등에 참여하여 어업지도‧단속업무 외에 다양한 업무를 습득할 수 있는 계기가 되었습니다.
Q. 이 일을 하며 느끼는 보람이 있다면요.
A. 바다는 어민들의 삶의 터전입니다. 바다의 최일선에서 지속가능한 어업실현을 위해 일할 수 있음에 큰 보람을 느낍니다. 우리나라 수산자원보호를 위해 앞서는 것은 결국 우리 국민들에게 풍부하고 좋은 생선을 제공하는 일이라 생각합니다. 앞으로도 공직자이자 국민의 봉사자로서 공익을 최우선시하며 열심히 노력해나갈 것입니다.
Q. 향후 비전과 계획이 궁금합니다.
A. 어업관리단은 향후 가칭 국립어업관리원으로 승격하여 조직의 크기와 역량이 더욱 강화될 전망입니다. 수산업법을 시작으로 어업자원보호법, 수산자원관리법, 양식산업발전법, 내수면어업법, 어선안전조업법 등 다양한 소관법령을 집행하는 종합행정기관으로 발전할 계획입니다. 또한 지도·단속업무의 패러다임 전환을 위해 초경량비행장치인 드론을 도입하여 현장에서 활용하고 있습니다. 내수면어업법 지도·단속업무를 시작으로 앞으로도 다양한 방법으로 드론장비를 적극 활용할 수 있도록 그 체제를 구축해나갈 계획입니다.
Q. 예비 해기사들에게 한 말씀 해주세요.
A. 해양계 학교를 졸업하고 나아갈 수 있는 길은 무궁무진합니다. 해양계 분야뿐 아니라 수산계 분야에도 진로가 열려있습니다. 망망대해 바다처럼 넓고 깊은 생각과 푸르른 꿈을 가진 여러분들이 조금의 노력과 자신감을 더한다면 분명 더 멋진 꿈을 펼칠 수 있을겁니다.
국가공무원이 되기 위해 노력하는 분들이 많은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베이비 붐 시대의 선배들이 공무원 정년으로 세대교체가 이루어지고 있는 지금은 국가공무원으로 임용될 수 있는 좋은 기회라고 생각합니다. 매년 해양수산직(선박항해, 선박기관, 수산어로)과 방송통신직(통신사) 등 각 직렬별로 많은 인원을 채용하고 있습니다. 또 얼마 전에는 지역인재채용 계획에 따라 인천해사고교 출신이 동해어업관리단으로 채용된 사례도 있습니다. 열심히 준비하시면 좋은 결과가 있을 것으로 확신합니다.
우리나라 수산자원 보호와 어업질서 확립 도모를 위해 함께 성장해나갈 많은 인재 분들이 임용되었으면 하는 바람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