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기사의 직역소개
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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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현 대표 2021-08-13 14:04:27
“책임감 막중한 사업주 …대담한 자세와 트렌드 읽는 노력 필요해”
-이현 아이엔케이마린 대표
이현 대표는 2013년 국내외 선주사에 외국인선원을 공급하는 업체 ‘아이엔케이마린’을 설립했다.
‘목표는 항상 명확해야 한다’고 말하는 그는 후배들의 든든한 발판이 되고자 하는 꿈을 품고 있다.
Q. 어떤 일을 하고 계신가요?
A. 아이엔케이마린은 인도네시아 및 미얀마에 법인을 설립하여 국내외 선주사에 외국인선원을 전문적으로 공급하는 회사입니다. 2013년 설립돼 부산에 본사를 두고 있습니다.
직원들의 주요 업무로는, 인도네시아 · 미얀마 법인에서 외국인 선원들을 교육 및 선발하여 본사에서 화상 인터뷰 등을 통해 이를 검토하고, 우리 회사에서 관리하는 선박에 승선시켜도 될지에 대한 적합성 여부를 확인합니다. 또, 선원들이 배에 승선하기 위해 필요한 증서들을 관공서 등과 연계하여 발급받고 승선교육을 실시합니다.
저는 아이엔케이마린의 대표로서 외부 영업, 신사업 발굴을 중심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Q. 현재까지의 과정이 궁금합니다.
A. 녹록지 않았던 어린 시절, 일찍이 돈을 벌기 위해 부산해사고 항해학과에 지원했습니다. 졸업 후 1항사까지 승선했고, 이후 신도꾸 마린(현. 엠쉽매니지먼트) 해무팀에서 육상 근무를 하던 중 우연히 협회에서 발간하는 「해운기업·육근해기사 명부」를 접하게 됐습니다. 처음부터 끝까지 천천히, 꼼꼼하게 읽어봤습니다.
책장을 덮고서 든 생각은, ‘부산해사고 출신의 임원진이 정말 적다’는 것이었습니다. 많은 졸업생들 중 노력하지 않은 이들은 없었을 것이라는 생각에 안타깝고 또 암담했습니다. 그때 결심했습니다. '내가 대표가 되어 기반을 잘 닦는다면, 현재 해양계 출신 대표들이 보여주고 있는 선순환 구조와 같이 후배들에게도 그 자리를 물려줄 수 있지 않을까' 하고요.
그렇게 시작한 사업은 결코 순탄치 않았습니다. 사업은 인맥과 영업이 매우 중요한데 이에 다소 한계를 느낀 것입니다. 그리하여 출신교를 불문, 업계 내 인맥 다지기에 주력했고 여러 부침을 겪은 후 오늘의 자리까지 이르게 되었습니다.
어찌 보면, 해기사협회 덕분에 목표를 설정하게 됐다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Q. 회사 설립 과정에서 기억에 남는 일화가 있나요?
A. 현지 지사 마련을 위해 전 재산을 들고 인도네시아에 갔습니다. 맨 땅에 헤딩 격으로 부닥치며 사기도 몇 번 당했고, 허름한 여관방에서 루피아(인도네시아 통화)를 껴안고 잔적도 있습니다.
그렇게 부단한 노력 끝에 인도네시아 지사를 설립할 수 있었습니다.
Q. 이 분야로 사업을 시작한 계기가 있나요?
A. 당시만 하더라도 한국 국적선의 선원 비중은 한국인이 굉장히 높았습니다. 저는 일본 선박 관리하는 해외송출선사에 있었는데, 문득 ‘왜 고임금의 한국인 부원들을 태울까?’하는 의문이 들었습니다. 앞으로는 외국인 선원, 특히 외국인 부원이 더 필요하겠다는 생각이 들었고 이에 사업을 구상하게 됐습니다.
Q. 현재 주력하고 있는 분야가 있나요?
A. 신사업 발굴의 일환으로, 최근 화두로 떠오른 ‘메타버스’와의 협업에 집중하고 있습니다. 메타버스는 가공을 뜻하는 메타(Meta)와 현실 세계를 뜻하는 유니버스(Universe)의 합성어로, 현실세계와 마찬가지로 모든 활동이 이루어지는 3차원 가상세계를 말합니다. 메타버스 세상에서는 무한한 확장성과 가능성이 존재합니다.
존경하는 선대의 위인, 또는 돌아가신 가족들의 모든 히스토리를 데이터 마이닝하여 메타버스 세계 속에 구현해 만날 수 있으며, 코로나19 비대면 시대에 쉽사리 갈 수 없는 전세계 주요도시와 랜드마크를 자유롭게 친구, 가족들과 여행할 수도 있습니다.
앞으로는 메타버스 시대가 도래할 것이며, 이 트렌드에 발맞춰 메타버스와 우리 해운업계를 연계시킨 사업을 구상하고 있습니다.
아이엔케이마린의 경우, 메타버스를 외국인 선원 교육에 활용할 수도 있습니다. 선박과 전세계 주요 항구 등을 가상현실인 메타버스 상에 구현하여 이를 시뮬레이션할 수 있다면 보다 더 생생한 교육을 할 수 있고, 사고율 저감에도 자연히 도움 될 것입니다.
Q. 사업가로서 중요한 자질이 있다면요.
A. 사업주들은 모든 판단에 있어 신중해야 합니다. 내가 내린 결정이 잘못될 경우 회사는 물론 직원들에게도 타격이 오기에 그 책임감이 상당하지요. 또, 처한 고충을 누군가에게 시원히 드러내기도 쉽지 않습니다. 그런 점에서는 다소 외로운 자리라고도 할 수 있겠습니다.
사업을 하고자 한다면 꿈은 항상 명확하게 세우기를 바랍니다. 일의 매너리즘은 목표가 명확하지 않기 때문에 오는 것이라 생각합니다.
대담한 자세도 필요합니다. 위축되지 않고 과감하게 접근한다면 분명 성공 확률도 높아질겁니다.
더불어, 트렌드를 읽고 그것을 좇아가려는 노력이 중요하겠습니다. 신문, 뉴스를 통해 세상의 흐름을 파악하고 관련 서적을 접하며 더욱 깊이 접근해볼 것을 권합니다.
Q. 후배 해기사들에게 한마디 해주세요.
A. 맡은 바 노력하되, 현재를 즐기라고 말하고 싶습니다. 해기사들은 일찍이 사회에 나와 충분히 젊음을 즐기지 못하는 경우가 많습니다. 물론 저도 이른 나이에 승선한 덕에 사업기반을 마련할 수 있었고, 그것이 소중한 기억으로 남아있지만 한편으로는 아쉽기도 합니다. 그러니 현실에만 너무 함몰되기보다는 다양한 경험을 하며 또래들과 같이 누리고 즐기기를 바랍니다.
또 한 가지는, 경제에 대한 감각을 키웠으면 합니다. 돈을 버는 것만큼이나 잘 관리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산 관리에 대한 기본 개념을 익히고 있다면 사회에 나가 번 돈을 안정적으로 지키고 증식할 수 있을 겁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