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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해양대학교 총동창회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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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영섭 회장 2022-02-24 16:13:20

 

 

 변화가 있는 곳에 기회 있어두려움보다 긍정적인 자세로

 


정영섭 한국해양대학교 총동창회 회장

 

올해 216일부터 한국해양대학교 총동창회 회장으로 임기를 시작하는 정영섭 회장은 2001년부터 선원관리 기업인 범진상운의 대표이사로 선박관리산업 발전에 크게 기여해 왔다.

새로운 출발을 앞둔 그에게 동창회의 앞날과 그를 움직이는 삶의 태도에 대해 들어봤다.

 

 

Q. 한국해양대학교 총동창회 회장직에 앞서, 범진상운 대표직을 맡고 계신데요. 간단한 회사 소개 부탁드립니다.

A. 범진상운은 1981년 한국해양대학교 12기 선배님이신 고 김경구 회장님에 의해 설립됐습니다. 저는 1984, 사장님과 여직원이 한 명뿐일 때 입사하여 입사 17년 만인 2001년부터 대표직 맡고 있습니다.

범진상운은 선원 관리, 송출 회사로 시작하여 현재 컨테이너선, 탱커선, 액화가스선, 벌크선, 여객선 등 120여 척의 선박에 대하여 선원 및 선박 관리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Q. 해양대 입학부터 현재까지 과정이 궁금합니다.

A. 8남매 중 막내로 태어났습니다. 형제들이 모두 공부를 잘했지만 형편이 넉넉지 않았고, 고등학교 지리 선생님의 자제분이 해양대학을 나와 돈을 많이 벌고 군대도 가지 않는다는 이야기를 듣고 한국해양대학교에 가겠다 마음먹었습니다. 그 과정에서 부모님의 반대가 심해 어렵사리 승낙 받은 기억도 납니다.

한국해양대학교에 입학해 내무대에서 훈련을 받는데 너희는 뱃놈이 아니라 뱃님이다라는 말을 들었습니다. 이때 어선과 상선의 차이점에 대해 알게 되었습니다. 뒤늦게 깨달은 것은, 고등학교 지리 선생님이 말씀하셨던 학교는 해양대학이 아닌 수산대학이었던 것입니다.(웃음)

졸업 후 5년의 승선 생활을 거쳐 범진상운에 입사해 현재에 이르고 있습니다. 2001년 대표가 된 이후 2002년에는 베트남 해양대학교 내에 현지 사무소를 개설하는 등 사업을 확장시켰고, 2004년 해운이 호황이던 시절에는 선박을 인수해 선주 역할도 했습니다. 지금까지 인수한 배는 총 5척으로 현재는 한 척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Q. 회사 운영에 있어 중요하게 여기는 가치가 있다면요.

A. 정의로움과 성실함입니다. 이는 우리 회사 사훈(‘정의로움과 성실함으로써 화목하고 신뢰받는 기업을 만들자’)에도 드러나 있습니다.

정의롭다는 것은 바르게 산다는 뜻과 함께, 선주의 이익과 우리 이익이 상충할 때는 선주의 이익을 우선시하는 것을 의미합니다. , 성실함이란 행동강령으로써 대내적으로는 화목과 함께 업무 전문성 제고를, 대외적으로는 신뢰받기 위해 노력하는 자세를 말합니다.

더불어, 청렴함을 중시하는데 이것이 국내 선주 영업에 큰 도움이 됐다고 생각합니다.

 

Q. 업계에 몸담으시는 동안 겪은 특별한 일화가 있으신지.

A. 선원 관리를 하던 당시, 지금처럼 스마트폰이 있지 않았기에 사람을 구하기가 정말 어려웠습니다. 새벽같이 출근해 인력관리소 구직등록카드를 확인하고, 특히 출항을 앞두고 급히 사람을 구해야 할 때는 밤낮으로 동분서주했습니다. 휴가 중 친구를 만나러 간 항해사를 데려오기 위해 자택으로 전화를 걸어 부모님께 양해를 구하고 늦은 새벽까지 설득해 먼 지역까지 차를 몰고 가 태워오기도 했습니다. 출항 시간을 맞추기 위해 약간의 과속도 불사했던 아찔한 기억도 있습니다.

사업을 하다 보면 생각 이상으로 주저앉을 때도, 많이 벌 때도 있습니다. 이런 굴곡을 반복하면서 느끼는 것은, 물질적 가치는 절대적이지 않다는 것입니다. 삶을 설계함에 있어 금전적인 부분이 중요한 건 사실이나, 엄청나게 많아야만 하는 것이 아니라는 겁니다. 물질은 한이 없습니다. 돈을 가치 있게 쓰기 위해서는 물건이 아닌 경험에 투자할 것을 권합니다. 경험은 시간이 지날수록 훨씬 더 가치 있게 남을 것입니다.

 

Q. 후배 해기사들에게 해주시고픈 말씀이 있다면요.

A. 첫째로, '변화가 있는 곳에 기회가 있다'는 말을 전하고 싶습니다.

최근 많은 젊은이들이 변화무쌍한 앞날에 대한 두려움으로 안정적인 직장을 찾는 추세입니다. , 흔히 '희망이 없다'는 표현을 쓰는 것을 종종 봤습니다.

이러한 분위기에 대해 저 또한 공감합니다. 기성세대 때보다 젊은세대가 마주하는 현세대가 훨씬 변화가 빠르고, 그렇게 외부 환경이 바뀌다 보면 장래에 대한 불확실성이 커져 스트레스가 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저는 '희망이 없다'는 말에, '그렇다고 절망은 있는가'하고 되묻고 싶습니다. 변화하는 환경에 불안해하고 안주하기보다는, 변화하는 환경에 맞춰 새로운 기회를 잡을 수도 있습니다.

돌이켜보면 제가 지금의 자리에 올 수 있었던 이유도 '변화' 덕이었습니다.

첫 번째 변화는 우리나라가 선원 송출국에서 송입국으로 바뀌었을 때입니다. 그때 우리 회사는 국내에서 가장 빨리 필리핀 선원을 데려왔고 많은 선주들에게 열심히 영업했습니다. 만약 그러한 환경의 변화가 없었다면 그만큼 영업 활동을 활발히 할 기회가 없었을지도 모릅니다. 두 번째 변화는 2003~2004년 해운호황기로, 여러 불확실성 속에서도 2004년 선박을 인수했고 그 기회로 선주가 될 수 있었습니다.

변화를 스트레스가 아닌 기회로 바라보면 많은 것들이 달라집니다. 우리가 갖고 있던 상식과 가치관, 그리고 변화를 거부하는 고정관념에 대해 다시 바라볼 수 있게 되고 그 틀에서 벗어나 서로 다른 것을 공유하고 인정할 수 있습니다. 그 과정을 통해 지금 내가 무엇을 할 수 있을지 즐겨보기 바랍니다.

두 번째는 긍정적인 자세를 가지기 바랍니다.

5년 전, 37일 동안 산티아고 순례길을 걸은 적이 있습니다. 그 길을 걸으며 어떤 이는 좋은 공기와 풍경에 찬사를 보냈고 어떤 이는 불평만 늘어놓았습니다. 두 사람의 이야기 모두 맞는 사실이었고 어느 누구의 말도 틀린 것이 아니었습니다. , 동일하게 주어진 상황에서도 어떤 것을 더 크게 보느냐 하는 마음의 차이였을 뿐입니다. 모든 것은 내 마음이 택하기에 달린 것(일체유심조一切唯心造)입니다. 우리의 삶은 마음먹기에 따라 달라질 수 있습니다.

 

지난 삶을 돌이켜보면, 어떤 일은 열심히 했음에도 결과가 좋지 않았고 어떤 일은 할 수 있었음에도 하지 않은 것들이 있습니다. 저는 후자의 경우에 아쉬움이 많이 남았습니다.

삶의 본질은 시간이고 한 번 지나간 시간은 다시 돌아오지 않습니다. 하고싶은 것이 생기면 두려워하거나 주저하지 말고, 할 수 있을 때 과감히 그리고 즐겁게 도전하기시 바랍니다. 넘어지면 또 일어나면 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