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위로 띄우는 상생의 가능성
㈜해양드론기술 황의철 대표
2020년대, 여러 영역에서 드론의 활약이 돋보인다. 평소 접근하기 어려운 위치에서 촬영 임무를 버젓이 수행하는 것은 기본이다. 올림픽 개막 행사를 수놓고, 공중에 다채로운 오브제를 구현하며 드론 쇼를 펼지는 등 문화적인 요소까지 수행하고 있다.
드론은 이제 육상과 해상 사이의 다리가 되려고 한다. 황의철 대표는 주식회사 해양드론기술을 세우고 플랫폼 ‘나라온(naraon)’을 출시했다. 그가 펼치고자 하는 비전이 바다를 가르고 날아오를 준비를 하고 있다.
Q. ㈜해양드론기술에 대한 설명을 부탁드립니다.
㈜해양드론기술은 국내 최초로 해상 드론 배송 서비스 상용화에 성공하여, 2022년 선박과 지역 상권을 연결하는 혁신적인 플랫폼 나라온을 출시했습니다. 또한 해양드론 개발 및 제작 연구소와 드론 전문인력양성을 위한 비행교육원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Q. 한국 최초, 유일의 드론 배송사업자란 이야기를 들었는데요. ㈜해양드론기술에서 도맡는 업무와 그 규모가 궁금합니다. 구체적으로 알려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해양드론기술은 국내에서 유일하게 유상으로 운영하는 드론 배송 서비스 업체로, 나라온 애플리케이션을 통해 고객이 원하는 물품을 주문받으면 배송하고 있습니다. 부산남외항과 여수광양항에서 800여 회의 안전한 드론 배송 실적을 쌓았고, 해상과 육상의 상생을 도모하며 더 많은 항구에서 전 세계의 해양인을 만나기 위해 노력하고 있습니다.
Q. 일반 배송에 비해 드론 배송 사업만의 장점이 있다면 무엇일까요?
기존 해상의 운송 수단은 ‘통선’이라는 작은 선박뿐이었습니다. 하지만 이제 드론으로 육상과 해상사이는 물론 섬과 섬 사이로도 경제적이고 친환경적인 배송을 할 수 있습니다. 또한 해상에서도 육지와 같은 컨디션의 상품을 빠르고 정확하게 받을 수 있습니다. 드론 배송은 ESG(Environment, Social, Governance; 기업의 비재무적인 요소인 환경, 사회, 지배구조)에 부합하는 솔루션으로, 해양인의 복지와 삶의 질 향상에 꼭 필요한 수단이 되었습니다.
Q. 현재 직업을 선택한 동기나 계기가 있을까요? 해양대학교를 나온 학생 입장으로 쉽지 않은 선택이었을 것 같습니다.
저는 한국해양대학교 기관과를 94년도에 졸업하고 해군 함정에서 근무하였습니다. 그리고 기회가 닿아 해상작전 헬기 조종사로 선발되어 15년간 ALT-Ⅲ, LYNX 헬리콥터 조종사로 근무하였습니다.
해상과 항공에서 겪은 경험은 드론 사업을 시작하고 이끄는 데 귀중한 밑거름이 되었습니다.
그러다 COVID19로 육지를 코앞에 두고도 정박할 수 없어 바다를 메운 묘박선들을 보며, 선원들에게 작은 위로가 되고 싶다고 생각했습니다. 미래는 쉬지 않고 다가옵니다. 새로운 신기술도 계속해서 우리를 놀랍게 합니다. 하지만 여기서 아무도 움직이지 않는다면 새로운 미래가 찾아올까요? 그런 의문이 들 때 경제적이고 신속한 드론을 눈여겨봤습니다. 드론이라면 운송을 비롯하여 인간이 직접 하기 어려운 분야를 대체할 수 있으리라 생각했고, 이는 우리가 곧 맞이할 미래의 과정이라고 판단했기에 드론 배송 사업을 결심했습니다.
Q. 현재 자리 잡기까지의 성장 과정이 궁금합니다.
국내에는 사례가 없어 기초부터 모든 단계를 새롭게 만들어야 했고, 어려운 규제도 많았습니다.
㈜해양드론기술은 스타트업으로는 유일하게 국토부 주관의 K-드론시스템 실증사업에 2년 연속으로 선정되어 2021년 해상배송드론 관제 실증, 22년 다양한 기체의 동시 비행을 위한 드론교통관리 절차 실증사업으로 안전한 하늘길을 구축했고 물류 활성화를 위해 다각도로 노력을 기울였습니다.
Q. 창업을 준비하면서 공부한 것을 자세히 알려주시면 감사합니다. 또, 공부는 어떻게 이어오셨는 지도 궁금합니다.
젊은 시절 군인이라는 직업을 가지고 있던 제게 창업 준비란 큰 용기와 도전을 수반하는 일이었습니다. 많은 인허가 절차와 다양한 준비가 필요했고, 창업을 위한 많은 과정에는 비용이 들었기에 세상을 부지런히 공부했습니다.
그리고 드론 사업을 위해서 취득해야 하는 드론 자격증과 인허가 등을 새롭게 공부하고 진행했습니다. 해군에서도 조종사로 근무했기에 감회가 남달랐습니다.
Q. 창업까지의 과정이 어떻게 진행되었는지 알고 싶습니다.
군인으로 20년, 대한항공이라는 대기업 직원으로 2년을 보내고 창업에 도전했습니다. 선박으로의 드론 배송이라는 새로운 사업 분야를 준비하기 위해 법인사업자등록, 선용품공급업등록, 세관영업 등록을 기본적으로 허가 받아야 했습니다. 기본적으로 일주일 이내에 발급되는 사업자등록이었지만, 사업 분야가 세상에 없던 분야이다 보니 관련 기관에서의 검토만 최소 2개월 최장 6개월 이상이 걸렸고, 전체적인 기간은 1년 가까이 소요되었습니다. 하지만 관련 기관에 충분히 설명하여 이해를 구하고, 묵묵히 기다린 끝에 국내 최초의 드론 배송사업자로 등록할 수 있었습니다. 이후 다양한 중소기업 프로그램 및 국가 연구개발사업, 실증지원사업에 선정되어 지금의 나라온 드론 배송 플랫폼을 완성할 수 있었습니다.
Q. 창업을 준비하거나 현재 근무하시면서 겪은 특별한 일화가 있다면 소개 부탁드립니다.
드론 사업은 특정 연령이나 국가 대상층에 국한되지 않는 블루오션 분야입니다. 그러다 보니 예상하지 못한 다양한 주문이 들어오곤 합니다. 그중에서 K-리그에서 활약하고 있는 자국 선수의 유니폼을 주문한 인도네시아 선원이 가장 기억에 남습니다. K-POP, K-FOOD, K-BEAUTY 등 세계인이한국을 주목하는 시대입니다. 한국의 육지가 아닌 해상을 찾은 사람들에게도 한국의 기념품을 구매하고, 한국 문화 가운데 즐겁게 지낼 수 있도록 다양한 콘텐츠를 연구해야 한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Q. 일하면서 느낀 고충이나 보람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바다 위의 선원들은 오랜 시간 가족과 떨어져 지내면서, 육지에 사는 사람들이 당연하게 누리는 것들을 누리지 못하는 순간이 많습니다. 선원들이 저희 배송 서비스를 경험하고 기뻐하는 후기와 사진을 남겨줄 때 큰 보람과 기쁨을 느낍니다.
그리고 요즘 젊은 선원들의 주문을 보면 처음 보는 음식 메뉴가 많아 깜짝 놀라곤 합니다. MZ세대의 요구에 충실히 응할 수 있도록 고객 만족을 위한 맛집 탐방에 신경 써야겠다고 생각합니다.
Q. 앞으로 ㈜해양드론기술을 통해 이루고 싶은 목표가 있을까요?
사업을 시작했을 때 마음가짐을 이어, 물류 사각지대의 해소에 큰 힘이 되고 싶습니다. 드론 배송에 관심이 있으신 분에게 솔루션을 제공하고, 대리점을 공급하고자 합니다. 모든 해양인이 안정적인 플랫폼으로 드론 배송 서비스를 누리도록 하는 것이 목표입니다. 또한 기술 향상과 인재 양성으로 드론이 활용될 수 있는 다양한 분야에 도전해보고 싶습니다.
Q. 후배 해기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주어진 일에 최선을 다하고, 젊음을 밑천으로 무궁히 도전해보시길 바랍니다. 현재의 배움을 통해 자신이 어떠한 사회 문제를 해결할 수 있을지 고민하고, 기술 또는 행동으로서 대안을 제시하는 사회인으로 자리매김한다면 기회는 늘 여러분께 열려있을 것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