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기사의 직역소개
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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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묘진 2023-05-16 09:54:37
‘최선’을 다해 걸어온 법의 길
법률사무소 다인 조묘진 변호사
한국해양대학교 출신의 조묘진 변호사는 어느 곳에 있든 최선을 다해 현재 자신에게 주어진 것을 배워나갔다. 배에서도, 학교에서도, 로스쿨에서도 그리고 지금 몸을 담은 현장에서도. 변호사가 된 그가 다짐한 초심 또한 ‘최선’이었고, 이는 십수 년이 지난 지금도 바뀌지 않았다.
Q. 어떤 일을 하고 계시는가요?
2013년에 변호사 자격증을 취득하여 현재는 부산지방법원 앞에서 변호사업을 하고 있습니다. 부산지방변호사회에서 약 4년간 재무상임이사도 역임하였고, 현재는 부산지방변호사회의 이사, 대한변호사협회의 대의원으로 활동하고 있습니다. 변호사라는 직업이 법률과 관련되어 있다 보니 해상 분야뿐만 아니라 다른 분야의 외부 위원, 공공기관의 비상임이사도 맡는 중입니다.
Q. 법학이라는 진로를 선택하신 계기가 궁금해요.
로스쿨을 준비하기 전에 어떤 직업을 가져야 할지 고민하고 있었습니다. 그때 주변 사람들이 로스쿨 입학을 제안했습니다. 이전에는 변호사란 직업이 저와 관계없는 직업이라 생각했기 때문에 법학전문대학원이라는 제도에 관심 없었는데, 주변 분들의 권유로 로스쿨에 대해 알아보던 중 부산대학교에서 해상 분야 변호사를 특성화하여 교육한다는 홍보를 보았습니다. 또, 주변 여러 사람이 해상 분야의 실무를 알고 변호사가 되면 할 수 있는 역할이 많을 것이라고 응원해줘서 변호사의 꿈을 가지기 시작했습니다.
Q. 진로를 준비하면서 무엇을 공부하셨나요?
2009년도에 실시하는 법학적성검사 시험을 치고, 부산대학교 법학전문대학교에 제2기로 입학했습니다. 법학적성검사가 시행된 지 1년밖에 되지 않아 시험의 유형 등에 대한 정보가 부족했고, 시험이 PSAT(Public Service Aptitude Test, 공직적격성평가)와 유사하다 해서 10년 치 PSAT 기출 문제를 풀어보았습니다. 토익 점수가 필요했기 때문에 토익 공부도 했고, 논술 시험도 준비했습니다.
Q. 변호사가 되기까지의 과정이 궁금한데요.
매년 여름경 법학적성검사를 치르고, 가을쯤 전국 로스쿨에 입학 지원을 한 후 각 대학원에서 정한 입시 요강에 맞추어 성적, 면접 등의 요소를 반영하여 12월경 합격자 발표를 했던 것으로 기억합니다.
대학원 과정은 총 3년입니다. 3년 동안 상당한 양의 법학을 공부합니다. 제가 학교에 다닐 때는 3학년 가을경 졸업 시험에 합격하면 변호사 시험에 지원할 수 있었습니다. 변호사 시험은 졸업하는 해를 포함하여, 5년 동안 5회에 한하여 칠 수 있고, 시험은 매년 1월에 총 5일간 진행됩니다. 제가 변호사 시험을 칠 때는 전국의 로스쿨 학생들이 모두 서울에 있는, 지정된 학교에서 시험을 봤습니다. 요즘은 지방에서도 변호사 시험을 칠 수 있도록 변경되어 좀 더 시험에 집중할 수 있게 됐다고 알고 있습니다.
변호사 시험은 선택형, 사례형, 그리고 기록형으로 나누어져 있는데, 과목별로 세 가지 형태의 시험을 봅니다. 5일간의 시험이 끝나면 4월경 합격발표가 나고, 합격발표 후 6개월의 수습 기간을 거쳐 정식 변호사로 등록하고 활동할 수 있습니다. 저는 졸업하는 해에 변호사 시험을 치렀고, 제2회 변호사 시험에 합격하여 지금까지 변호사를 하고 있습니다.
Q. 공부를 열심히 하셨다고 들었는데
법학이라는 학문을 처음 접하다 보니 처음에는 많이 당황했습니다. 같이 입학했던 학생들 대부분이 학부에서든, 별도의 시험에서든 법학을 공부하였는데 저는 사전에 법학을 공부한 적이 없어 처음 수업에 들어갔을 때 알아들을 수 있는 말이 없었습니다.
그래서 생각해 낸 방법이 무조건 예습하고 수업에 들어가는 것이었습니다. 대학원이라 하지만 공부해야 하는 과목이 워낙 많다 보니 오전 9시부터 오후 6시까지는 대부분 수업을 들어야 했고, 따로 공부할 시간이 모자랐습니다. 적어도 수업 시간에 90% 이상은 이해해야 복습이 가능하겠다는 생각이 들어 예습을 철저히 했습니다.
Q. 변호사로서의 이야기를 들어볼까요. 어떤 사건을 많이 담당하시는지 소개 부탁드려요.
민사, 형사, 가사, 행정 등 다양한 사건을 다루고 있습니다. 그중에서도 형사 사건을 가장 많이 다루는 것 같습니다. 물론 해상과 관련된 여러 분야의 사건도 맡고 있습니다. 최근에는 행정안전심판원 재결을 행정소송에서 다루었고, 선박을 이용한 화물 수출입 관련 분쟁 사건을 손해배상 소송으로 진행하기도 했습니다. 해상에서 발생한 형사 사건을 다루고 있기도 합니다.
Q. 어떤 마음가짐으로 변호사 업무를 하시는지 궁금해지는데요.
제 의뢰인들은 법률전문가의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이고, 그들이 가져오는 문제에는 그들의 인생이 달려있기 때문에, 제가 할 수 있는 한 최선을 다해 의뢰인들을 대변하려고 합니다. 의뢰인이 생각하는 ‘좋은 결과’란 사안에 따라 몹시 다양합니다. 그래서 의뢰인에게 가장 필요한 게 무엇인지, 최선의 결과가 무엇인지, 억울한 점은 없는지 항상 소통하며 사건을 해결하고 있습니다. 이 마음은 변호사를 시작하면서부터 가진 마음이고, 지금도 초심을 지키고자 노력합니다.
Q. 변호사로서의 생활은 어떤가요?
변호사라는 직업은 시간 관리가 어렵습니다. 평일 업무 시간에는 재판, 상담 업무가 있습니다. 법원이나 수사기관에 제출해야 하는 서면을 써야 할 시간이 부족하면 야근이나 주말 근무를 해야 할 때도 있고, 특히 구속영장청구나 가압류 등 긴급한 사건이 있을 때는 출퇴근의 개념 자체가 없어집니다. 하지만 다양한 사건, 사람, 분야를 접하다 보니 간접 경험이 매우 풍부해집니다. 매일 새로운 일들이 일어나니 지루하지 않은 삶을 사는 것 같습니다. (웃음)
Q. 변호사를 하면서 대외 활동도 풍부해졌다고 하는데?
법이 적용되지 않는 분야가 없다고 봐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법은 일상생활과 밀접합니다. 특히 어떤 기관에서 업무를 처리할 때 절차의 정당성 등 법률이 반드시 수반되어야 하는 상황이 많다 보니 변호사를 필요로 하는 곳이 많습니다. 또한 변호사라는 직업은 한편으로 공익을 위해 존재하기도 합니다. 그래서 변호사회에선 어려운 이웃들을 위해 봉사하고자 합니다. 예를 들어 부산지방변호사회는 저렴한 비용으로 개인 회생·파산을 돕는 ‘개인회생·파산지원 변호사단’, 분야를 가리지 않고 무료로 상담을 해 주는 ‘무료법률상담’, 경제적 어려움 등을 이유로 법률 구조가 필요한 경우 이를 신청할 수 있는 ‘법률구조’ 제도 등을 운영하고 있습니다. 이러한 제도를 통해 어려운 사람들에게 봉사하며 대외 활동을 하고 있습니다.
Q. 학교생활, 승선 경험이 변호사 생활에 도움이 될 때가 있었을까요?
‘세상에 불필요한 경험은 없다’고 생각합니다. 그래서 간혹 로스쿨에 관심이 있는 후배들을 만나면 학교생활이나 승선 경험이 도움이 되니 어느 환경에 있든지 열심히 하라고 조언해 주곤 합니다. 특히 해상 분야 사건을 담당하면 승선 경험뿐만 아니라 학교에서 배웠던 과목들까지도 도움 될 때가 있습니다. 앞서 언급한 ‘선박을 이용한 화물 수출입 관련 손해배상소송’에서 승소했을 때, 선하증권 등 학교에서 배웠던 선박 적화 과목이 크게 도움 되었습니다. 이처럼 해상, 특히 선박이라는 분야는 일반인들이 이해하기 어려울 수 있는 분야이다 보니, 사건을 담당하는 변호사가 해당 분야의 이해도가 높으면 상대방을 쉽게 이해시킬 수 있을 것입니다. 그래서 변호사를 꿈꾸고 준비하는 재학생들은 학교 공부도 열심히 했으면 좋겠고, 승선 중인 분들은 선박 실무에 대한 이해도도 높았으면 합니다. 어느 곳에 있든 충분한 지식을 자기의 것으로 만들면서 변호사를 준비하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변호사를 꿈꾸는 후배 해기사들에게 전하고 싶은 조언이 있을까요?
변호사라는 직업은 다양한 사람을 만나고, 헤아릴 수 없이 많은 분야의 사건을 담당합니다. 그 업무 특성 자체가 분쟁이 생긴 사건을 해결해야 하다 보니 사고하는 능력을 요하는 직업 같습니다. 상식이나 사회 경험이 풍부하면 사건을 해결하는 데 조금 더 도움이 될 것으로 생각합니다. 그러기 위해서는 책이나 신문을 가까이하고 사회, 시사 등에 많은 관심을 가지면서 사고하는 능력을 기르시길 권유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