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기사의 직역소개
해기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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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재원 2023-09-18 10:17:09
해기사의 목소리는 곧 해기사의 생활이 된다
고쇼어 이재원 대표
“당신의 모든 선택을 돕겠습니다.”
2023년 3월에 개설된 해기사 커뮤니티 ‘고쇼어(Goshore)’의 소개말이다. 승선 생활에 지친, 하선 후의 삶을 고민하는 해기사의 길라잡이가 되겠다는 포부를 내건 고쇼어 이재원 대표는 해기사 간의 소통창구가 해기사 인생의 경로와 질에 순풍을 불러오리라 믿는다.
Q. 현재 하시는 활동을 기반으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인천해사고등학교 26기 항해과 졸업생 이재원입니다. 인천 송도신항 LNG터미널에서 예인선 항해사로 근무 중이며 해기사 웹 커뮤니티 고쇼어를 운영하고 있습니다.
Q. 현재 자리 잡기까지의 성장 과정이 궁금합니다.
한마디로 ‘다양한 경험의 집합체’라 할 수 있습니다. 한국과 유럽에서 육·해상 생활을 경험했거든요. 7년간 선상, 도선사 사무실, 컨테이너터미널, 벙커링 사무장을 전전했고 아내와 1년 동안 독일에서도 지냈습니다. 이런 경험으로 시야를 넓고 깊게 키웠습니다.
Q. 커뮤니티 ‘고쇼어’에 대해 자세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고 쇼어(Go Shore)는 으레 아는 바와 같이 ‘외출·상륙하다’라는 의미를 지니고 있습니다. 그 뜻대로 커뮤니티 고쇼어는 업무보다는 업무 외적으로의 시간이나 행위에 초점을 두고, 즐겁게 승선 생활 또는 육상 근무할 수 있는 각자의 방법을 공유하는 웹 공간입니다. 고쇼어의 회원들은 커뮤니티 페이지에서 해사 뉴스, 동문의 경조사, 구인구직 정보를 접하거나 취미생활, 맛집, 명소를 공유할 수 있습니다. 또한 실용적인 굿즈 아이템을 구매하거나 중고 물품도 거래할 수 있고요. 배너를 통해 상업에 종사하는 전·현직 해기사는 페이지에 광고 게재가 가능합니다. 유튜버로 부가 활동을 하시는 분도 연락해 주시면 조회 수에 조금이나마 보탬이 되어드릴 수 있도록 영상 링크를 매 회차 페이지에 올려드립니다.
Q. 해기사의 커뮤니티에 관심을 가진 동기나 계기가 있을까요?
선박의 운용법과 조선술만큼이나 여가를 알차게 보내는 일 또한 매우 중요하다고 생각했습니다. 평소 별일 없이 시간을 흘리는 날 대부분이 아까웠고, 누군가에게 조언을 구할만한 창구의 목마름 또한 매번 느꼈습니다. 여가를 활용하여 유익한 정보를 나누고 소통할 수 있는 공간을 원하다 보니 자연스럽게 커뮤니티 창설을 고려했습니다.
Q. 커뮤니티를 준비하면서 거쳐온 과정을 자세히 알려주시면 감사합니다.
홈페이지 제작업체를 알아보는 과정에서, 온라인 커뮤니티와 관련된 서적을 찾아 읽어가며 공부했습니다. 커뮤니티에 대한 이해도가 깊은 제작자를 원했거든요. 더불어 해기사분들의 환경적인 여건을 고려하여 PC뿐 아니라 모바일에서의 호환성에 중점을 두고 제작에 임했습니다. 제작 후, 직접 한 달간 이용해보면서 부족한 점을 찾아 보완에 보완을 거쳤습니다.
Q. 이슈나 뉴스, 구인구직 등의 소식은 어떻게 찾아서 커뮤니티에 올리시나요?
[해운소식] 게시판에 올리는 소식들은 여러 뉴스 채널을 구독하며 해사와 관련된 키워드의 이슈들을 발 빠르게 업로드한 것입니다. [구인구직]에 올라오는 글의 경우에는 둘로 나뉩니다. 각 선사에서 먼저 제게 연락하거나, 직접 여러 구인 사이트의 게시물을 탐색하고 상세히 적힌 공고에 한해 해무팀 담당자분과 직접 통화한 후 허가하에 게시합니다.
Q. 운영을 통해 느낀 고충이나 보람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회원 해기사들이 쓴 [가입인사] 게시판의 글을 읽을 때, 감동과 보람을 느낍니다. 검증되지 않은 사이트에 신상정보를 적어가며 회원가입을 한다는 것에 대한 거부감의 크기를 알기 때문입니다. 나아가 커뮤니티 게시판에 글을 써주면 더 큰 기쁨을 느낍니다.
반대로 고충이라면, ‘적당한 타협’입니다. 구현하고 싶은 그림은 머릿속에 넘쳐나는데, 개인이 만든 웹 사이트의 한계에 부딪혀 어쩔 수 없이 타협하는 부분이 많았습니다. 예를 들어, 메인페이지에 국내 대표항들의 조석표 및 날씨, UTC 등이 실시간 반영되었으면 좋겠다고 생각했지만 구현하지 못했거든요.
Q. 운영, 커뮤니티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을 말씀해주시면 감사합니다.
잊을 수 없는 경험인데요, 15년 전 실습 항해사로서 처음 승선했을 때 많은 가르침을 준 일등항해사를 고쇼어로 찾을 수 있었습니다. [아무말대잔치] 게시판에 ‘#사람을 찾습니다’라고 운을 띄워 이름마저 가물가물한 그분에 대해 적어 게시했더니 한 선사의 해무팀 직원에게 연락이 왔습니다. 직원에게 받은 연락처로 정중히 연락드렸고, 상대방과 서로 대화를 맞춰간 끝에 15년 전의 그분이 맞다는 사실을 알았습니다. 그분은 선장님이 되어 있었고, 자신에 대해 좋은 기억을 두고 이렇게 찾아주었음에 굉장히 고마워했습니다. 그 후로 여전히 그분과 연을 이어가고 있습니다.
이런 점이 바로 커뮤니티의 매력이 아닐까 싶습니다. 저 혼자였다면 이런 만남은 절대 이루어지지 않았을 테니까요. 지극히 개인적인 일에 여럿이 모이면 그 파급력은 상상을 초월합니다. 사람 찾는 일에 국한된 이야기가 아닙니다. 저는 커뮤니티가 모두에게 이런 기적의 힘을 경험하게 해주리라 믿습니다.
Q. 커뮤니티를 운영하기 위한 자질이나 자세가 있다면 무엇일까요?
‘함부로 타인을 평가하지 않는 시선’과 ‘존중’입니다. 커뮤니티에는 각자 다른 견해를 가진 사람들이 모이는 만큼 타인을 대하는 방식이 ‘평가’되어선 안 됩니다. 시각의 다양성이야말로 소통의 공간을 풍성하게 만들어 주기 때문입니다.
Q. 커뮤니티 활동 외에도 시 창작 등 다양한 활동을 하고 계시더라고요. 어떤 활동을 하시는 지, 다양한 활동을 하는 이유가 있으신지 자세히 말씀해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단오(煓晤)’라는 필명으로 매일 시를 쓰고 있습니다. 올해 안에 시집 한 권의 출간을 목표로 하고 있고요. 또한 취미로 러닝을 즐기며, ‘바다의 날’ 같은, 커뮤니티의 결에 부합하는 취지를 가진 행사의 마라톤대회도 참여하고 있습니다.
이런 활동은 고쇼어의 방향성과도 일치하는 부분입니다. 자신이 진짜 하고 싶은, 자신의 색이 드러나는 표현을 탐색하고, 실행하고, 더 나아가 그에 따른 결과를 보여주며 소통하자는 생각에서 커뮤니티에 다양한 활동 내용을 꾸준히 게시하고 있습니다.
Q. 바다에서, 해기사로서의 경험이 육상 활동에 도움 될 때가 있을까요?
그럼요. 핀볼 게임이나 당구와 마찬가지입니다. 공이 특정 지점에 부딪는 순간 경로가 정해지듯 그때 그 순간의 내가 그곳에서 그 경험을 하였기에 지금의 자신이 결과로서 존재한다고 생각합니다. 절대 쓸데없는 경험은 없다 믿기도 합니다.
Q. 향후 비전 및 계획이 궁금합니다.
고쇼어는 ‘나와 생각이 닮은 사람’ 100명을 모아보자는 데에서 시작했습니다. 앞으로도 고쇼어에 제 생각을 꾸준하게 묵묵히 게시할 예정입니다. 고쇼어는 언제든 열려있고, 누구나 들러 쉴 수 있습니다. 해기사들이 자신의 고견을 얼마나 나눠주느냐에 따라 고쇼어의 향후 비전은 무궁무진하게 넓어질 수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는 시집도 계속 내고, 신춘문예에 등단할 때까지 도전할 것입니다. 꼭 시가 아니어도 괜찮습니다. 저와 각자의 꿈으로 향하는 항해를 같이할 분은 언제든 고쇼어에 들러주세요.
Q. 후배 해기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선배로서의 조언 등)
가장 어렵고 조심스러운 부분인 것 같습니다. 인생은 정답이 없고, 서로의 인생을 모르기 때문에 그냥 정말 하고 싶은 것이 무엇인가에 대해 깊이 고민하고 그것을 행하라고만 말씀드리고 싶습니다. 읽어주셔서 감사하고, 어느 곳에 계시든 안항하시길 진심으로 바랍니다.
[ 고쇼어 온라인 페이지 ]
https://goshore.kr
goshore.kr