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해양수산부 양혜정 주무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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양혜정 2023-10-19 09:32:04

 

주어지는 순간마다 최선을
해양수산부 양혜정 주무관

대학 생활과 승선생활 그리고 지역인재 7급 수습직원제도 시험을 거쳐 해양수산부의 일원이 되기까지 양혜정 주무관이 한결같이 지켜온 일이 있었다. 주어지는 시간에서 할 수 있는 노력을 다하는 것이었다.

Q. 현재 하시는 활동을 기반으로 간단한 소개 부탁드리겠습니다.
안녕하세요? 저는 목포해양대학교 항법시스템학과를 졸업하고, 해양수산부에서 7년째 근무 중인 양혜정이라고 합니다. 대학 재학 당시 한국해기사협회가 장학금을 지원해 주어서 늘 감사한 마음을 갖고 있었는데, 『海바라기』 10월호 ‘이달의 해기人’에서 인터뷰하여 감회가 새롭습니다.

Q. 현재 맡은 직무를 소개해주시고, 직무에서 느낄 수 있는 매력을 말씀해주시면 감사합니다.
현재 해양수산부 세월호후속대책추진단에서 세월호 참사 피해자 가족 지원 업무를 수행하고 있습니다. 우리 조직은 법무부, 행정안전부 등 여러 부처에서 파견 나온 사람들과 함께 근무하는 것이 매력입니다. 또한, 국무조정실, 지방자치단체 등과 협조하여 추진하는 일이 많아 다양한 조직문화와 새로운 사람들을 꾸준히 만나볼 수 있습니다.

Q. 현재 자리 잡기까지의 성장 과정이 궁금합니다.
저는 대학 생활 4년 동안 특별한 대외활동 없이 학업에 충실했던 평범한 학생이었고, 취업하는 동기들과 달리 곧바로 대학원에 진학했습니다. 그러나 선박에 대한 실무를 잘 모르는 상태에서 심화 이론을 학문으로 접하는 것이 제게는 매우 버거웠습니다. 순서가 잘못됐다는 생각이 들어 1년 후, 한중 국제여객선의 항해사로 승선하였습니다. 이전까지 외부 실습 없이 여러 동기와 함께 학교 실습선만 경험했던 저로서는 수많은 여객과 화물을 혼자 오롯이 책임져야 하는 승선생활이 쉽지만은 않았습니다. 하지만 그 시간은 새로운 경험과 지식을 습득할 수 있는 값진 시간이었습니다.
그러던 중 ‘지역인재 7급 수습직원’이라는 제도를 알았고, 1년 4개월이라는 짧은 승선생활을 마치고 시험에 합격하여 2016년 6월부터 해양수산부에서 근무를 시작했습니다.

Q. 지역인재 7급 수습직원에 대해 자세한 소개를 부탁드립니다.
인사혁신처에서 주관하는 ‘지역인재 7급 수습직원 선발제도’는 2005년부터 도입·시행되어 2022년에 165명, 2023년에 185명을 선발하였고 매년 그 규모를 확대하고 있습니다. 많은 공무원 시험이 있지만, 자격요건만 충족한다면 같은 직급의 공개채용 시험보다 준비해야 할 과목이 적어(필기시험 기준, 7→3과목) 충분히 도전할 만한 좋은 제도라고 생각합니다.
매년 직렬별 선발인원, 시험 일정 등이 다르며, 내년도 시행계획은 올해 말에 인사혁신처 사이버국가고시센터(www.gosi.kr)에 공고될 예정이니 관심 있는 분들은 참고하시면 좋을 것 같습니다.

Q. 지역인재 7급 수습직원에 관심을 가진 동기나 계기가 있을까요?
어렸을 때부터 직업의 안정성이 보장된 공무원이 되고 싶었습니다. 처음 승선할 당시에도 2년 이상의 승선경력이 필요한 해양수산부 소속 선박검사관(PSCO)이 목표였는데요. 회사 사정으로 필요한 승선경력을 채우지 못하고 1년 4개월 만에 퇴사했습니다. 다른 선박회사로 이직하여 승선경력을 더 채울지 고민하다가 대학교 1년 후배가 지역인재 7급 수습직원으로 합격했다는 소식을 듣고 해당 제도에 관심을 두고 준비했습니다.

Q. 시험은 어떻게 구성되어 있나요?
필기시험을 기준으로 말씀드리겠습니다. 시험과목은 5급 이상 공채시험의 제1차 필수과목인 헌법과 공직적격성평가(Public Service Aptitude Test, 이하 PSAT)로 구성되어 있으며, 필기시험 합격자는 헌법 과목 점수 60점 이상 득점한 사람 중 PSAT 성적순으로 결정합니다. 헌법은 2017년부터 시험과목으로 도입되어 직접 준비해보지는 않았으나, 총 25문제가 출제되고 60점 이상을 받으면 합격하는 방식이므로 공부 시간 등을 적절하게 분배하여 준비하는 것이 좋습니다.

Q. 시험을 준비하면서 거쳐 온 과정, 공부법 등을 자세히 알려주시면 감사합니다.
먼저 해당 시험에 응시할 수 있는 자격요건을 충족하는지 확인해야 했습니다. 가장 중요한 요건이 ‘학과 성적 상위 10% 이내인 자’였고, 성적표에는 소속 학과의 졸업 석차가 표기되지 않아 대학 교무처에서 석차 확인 후 나머지 자격요건인 영어능력검정시험(TOEIC 700점 이상)과 한국사능력검정시험(국사편찬위원회, 2급 이상)을 준비했습니다. 이후 학교장의 추천을 받아 필기시험인 PSAT를 치렀습니다. PSAT 과목은 언어논리, 자료해석, 상황판단 세 가지로 구성되어 있습니다. 다른 시험과 비교하면 적었지만, 처음 접하는 유형이라 상당히 많은 시간과 노력을 투자했습니다.
필기시험의 경우 먼저 과목별 기본서를 통해 문제 유형과 접근방법을 파악하고, 기출문제를 여러 번 풀어보면서 취약한 유형을 보완하는 방식으로 공부했습니다. 특히 자료해석 과목을 공부할 땐 인터넷 강의를 들으며 문제 풀이 요령을 익혔습니다. 또한, 인터넷 커뮤니티를 통해 공부하다가 모르는 문제를 물어보는 등 다양한 방법으로 준비했습니다.
필기시험 합격 후 진행된 면접시험에는 7급 채용시험 최초로 ‘토론 면접’이 도입되어, 하나의 주제에 대해 찬반 의견을 나누어 자기 생각을 발표하는 시간을 가졌습니다. 그 외 자기기술서를 기반으로 면접관이 질의하는 ‘개별면접’과 사전에 작성한 보고서를 발표하는 ‘발표 면접’을 치렀습니다.

Q. 준비를 통해 느낀 고충이나 보람이 있다면 말씀 부탁드립니다.
PSAT는 암기 위주의 시험이 아닌 언어이해력과 논리학적 사고력, 각종 자료에 대한 해석 능력 등을 평가하는 시험입니다. 주어진 시간(각 과목당 90분) 내에 얼마나 많은 양의 자료를 빠르게 분석·해결할 수 있는지를 측정하며, 문제마다 난이도가 상당하여 시험 시간이 매우 부족하게 느껴집니다. 공부하다 보면 자신 있는 과목이나 유형이 생기기도 하고, 아무리 공부해도 이해하기 어려운 문제도 있습니다. PSAT는 100점을 목표로 준비하기보다 시간이 오래 걸릴 것 같은 문제는 과감히 포기하고 확실하게 맞힐 수 있는 문제에 집중하며 시간 관리를 하는 게 더 유리한 시험이라고 생각합니다.
제 경우 처음 풀어본 기출문제 점수가 30점대였고, 과연 이 시험을 준비하는 게 맞는지부터 많이 고민했습니다. 하지만 시간을 투자할수록 꾸준하게 점수가 오르는 것을 보고 마지막까지 욕심내지 않고 컨디션 관리에 힘썼습니다.

Q. 바다에서의 경험이 육상 활동에 도움 될 때가 있을까요?
해양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이라면, 바다에서의 경험은 관련 업무에서 절대적으로 필요하고 또 중요하다고 생각합니다. 꼭 동종업계가 아니라고 하더라도 해상에서 예기치 못한 사고나 위급상황 등에 대처한 경험들은 업무뿐만 아니라 실생활에서도 빠른 판단을 하는 데 도움이 된다고 생각합니다.

Q. 향후 비전 및 계획이 궁금합니다.
제가 면접시험장에서 마지막으로 했던 말이 “국가와 국민을 위한 봉사자로서 초심을 잃지 않겠습니다”였습니다. 개인으로 보면 대한민국의 수많은 공무원 중 하나지만, 어느 자리에 있든, 어떤 업무를 맡든 국가가 더 발전하고 국민의 삶이 나아질 수 있도록 제 자리에서 최선을 다하고 싶습니다.

Q. 후배 해기사들에게 한 말씀 부탁드립니다. (선배로서의 조언 등)
인생을 살아오면서 지금까지도 아쉬운 부분이 있습니다. 대학생일 때 외부 실습을 경험하지 않은 것과 외항 화물선에 승선하지 않은 것 그리고 승선경력이 짧은 것입니다. 그 당시에는 승선하는 일이 사회생활을 하는 친구들보다 뒤처지고 세상과 단절되는 시간이라고 생각해 아깝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하지만 지금 돌이켜보면 얼마나 어리고 단순한 생각이었는지 순간순간 깨닫고 있습니다. 특히, 해양업계에 종사하는 사람에게 승선경험은 그 누구도 대신해 줄 수 없는 자신만의 강력한 무기이자 능력이며, 향후 무슨 일을 하든지 큰 자양분이 될 것입니다.
그래서인지 저는 지금도 승선하시는 분들을 보면 고생스럽겠지만 부럽고, 멋있다는 생각이 들면서 감사함을 느낍니다. 부디 하선하는 날까지 몸 건강히 생활하시길 바라며, 승선하는 동안 알차고 배움이 가득한 시간을 보내셨으면 좋겠습니다.